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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미인의 조건, 자존감 그리고 나 다움… '아이 필 프리티'

[Hot People] <173>6월 스크린 점령한 여배우들

입력 2018-06-12 07:00
신문게재 2018-06-12 11면

아이필프리티
영화 ‘아이 필 프리티’(사진제공=퍼스트 런)

 

재미있고 다정하다. 좋아하는 일에 열중하고 친구들에게 인기 있다. 지난 6일 영화 ‘아이 필 프리티’ 주인공 르네(에이미 슈머)의 이야기가 여성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르네의 유일한 단점은 남들보다 큰 체구에서 오는 자존감이다. 사회적 미의 기준에 현격히 떨어진다고 느끼는 그는 넘치는 매력이 있음에도 항상 위축돼 있다.

영화의 시작은 다소 뻔하다. 르네는 헬스장 사고로 머리를 다치고 자신이 모델급 외모를 지녔다고 믿게 되면서 예전과 다른 일상이 펼쳐진다. 

 

아이 필 프리티
영화 ‘아이 필 프리티’(사진제공=퍼스트 런)

 

남들의 눈에는 여전히 비만에 가까운 몸매와 푸근한 인상이지만 자존감이 상승하니 주변도 달라진다. 평소에는 시도도 못해 본 일에 맘껏 도전한다. 남자에게 먼저 다가가 데이트 신청을 하기도 하고 비키니 선발 대회에 나가 셀룰라이트가 떨어질 정도로 야한 춤도 너끈히 소화한다.

그렇다고 ‘아이 필 프리티’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탈코르셋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과거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는 남자주인공이 최면 요법을 통해 내면의 모습이 외모로 보여지는 설정을 코믹하게 보여줬다. 기네스 팰트로라는 할리우드 대표 미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극중 고도비만인 설정은 형식상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아이 필 프리티
영화 ‘아이 필 프리티’(사진제공=퍼스트 런)

 

하지만 ‘아이 필 프리티’의 배우는 미국의 스탠드업 코미디 코미디언인 에이미 슈머다. 천의 얼굴을 가진 그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풍만한 몸매의 직장여성’은 이 사회 어딘가에나 있을 법한 평범함을 대변한다.

외형은 그대로지만 스스로 매력적인 여성이라고 믿고 진행한 일들이 성공가도로 이어지는 영화적 설정은 코미디지만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셀럽들만 들어가는 클럽에 가고 평소와는 다른 허영심에 자신과 비슷했던 부류(?)를 무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 필 프리티’는 결국 그것조차도 ‘나 다움’임을 간과하지 않는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갑자기 긴 머리를 자르고 화장을 하지 않는 결단조차도 어쩌면 자신만의 매력을 포기하는 게 아닐까 되물어봐야 할 시점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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