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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아왔다’ 엄지척 트럼프…시장이 환호한 이유는 따로 있었네

“美부양책은 운전석에, 선거이슈는 뒷자리로”

입력 2020-10-06 15:46
신문게재 2020-10-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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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의 두려움 없는 소녀상. (AFP=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밤 조기 퇴원해 백악관에 복귀했다.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으로 투병 중이던 병원 앞에 집결한 지지자들을 위해 전날 깜짝 외출해 손을 흔드는 쇼맨십을 연출하더니, 급기야 이날 전격 퇴원해서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트럼프는 백악관에 도착하자 당당하게 마스크를 벗었고 카메라를 향해 ‘엄지 척’도 잊지 않았다. 마치 “나 돌아왔다”고 알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가 하고 싶은 말은 퇴원에 앞서 이미 트위터에서 했다.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 이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 

 

Virus Outbreak Trump
코로나19 투병 중이던 병원을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마스크를 벗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AP=연합)

 


트럼프 대통령이 월터 리드 군 병원을 퇴원할 정도로 충분히 건강해 보인다는 낙관론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라는 시장의 우려를 완화시켰다. 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등 금융시장에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등 3대지수가 일제히 상승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트위터에서 “주식시장은 (다우지수가) 466포인트 올랐다! (종가가) 2만8149다. 미국에 위대한 뉴스다.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라고 반겼다. 뉴욕증시에 이어 6일 개장한 도쿄 증시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상승세를 보였다.

오는 11월 3일 미 대선 결과를 비롯해 코로나19의 확산 추세와 경제의 회복 전망 등 불확실성 요소가 여전히 많은 가운데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의 투자심리 개선을 이끈 ‘코로나19 전사’가 된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의 상승세는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온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슬레이트스톤 웰스의 로버트 파블릭 수석시장전략가는 이 매체에서 “추가 부양책 기대감, 상원 선거결과, 대선 결과, 코로나 치료제의 성공 등이 현재 상승세의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파블릭 전략가는 “부양책이 운전석에 앉았고 선거 이슈가 조수석에서 뒷자리로 옮겼다”며, 시장에서 부양책 이슈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추가 부양책의 영향은 시장의 상승세를 지원하며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대선 승리 가능성도 강세장에 힘을 보탠다”고 말했다. 파블릭은 “투자자들이 민주당의 우세를 시장의 강세요인으로 봐서가 아니라, 보다 진보성향인 정부가 중단기적으로 시장을 촉진하는 것을 도울 넓은 범위의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불확실성 요인의 하나인 대선 결과가 보다 명료한 예상이 가능해지면 시장에 긍정적이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 선거결과의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은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바이든이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앞서면서 시장은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을 더욱 크게 보고, 막상막하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더 적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퇴원에 대해 시장은 그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성공 가능성에 더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블릭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서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록 친(親)기업 성향의 지도자일지라도 금융시장이 그의 두 번째 임기를 지지하는 의미로 반드시 해석된다고 볼 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보다는 미국에서만 21만명 가량의 사망자를 내고, 전세계적으로는 3500만명의 감염자를 낸 이 질병을 치료할 치료제의 성공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무게를 싣고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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