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네버엔딩플레이 공동대표 오세혁 작·연출, 최종혁 프로듀서 “30명의 창작자, 100개 이야기를 목표로!”

[허미선 기자의 컬처스케이프]

입력 2021-07-30 18:00
신문게재 2021-07-30 12면

네버엔딩플레이 오세혁 최종혁
젊은창작그룹 네버엔딩플레이의 공동대표인 오세혁 작·연출(왼쪽)과 최종혁 프로듀서(사진=이철준 기자)

 

“중점을 두는 건 무조건 창작환경이에요.”



창작그룹 네버엔딩플레이(Never Ending Play, N.E.P)의 공동대표이자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세자전’ ‘라흐마니노프’ ‘데미안’ ‘보도지침’ ‘홀연했던 사나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의 오세혁 작·연출은 “창작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창작자들이 중심이 되는 팀을 만들어 보고 싶어 2, 3년 정도 고민한 끝에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가끔 젊은 창작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가장 큰 고민이 활동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막연하기도 하고 조건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조차 어렵다는 거였어요. 게다가 창작자들 입장에서는 본인이 개발하려는 것을 여건만 되면 기간을 충분히 두고 차근차근 확인과정을 거치면서 여유있게 하고 싶은데 현재 시장에서는 그게 쉽질 않아요.”

그래서 정보를 공유하고 창작환경을 개선하고 신진 창작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창작자 중심의 팀 네버엔딩플레이를 출범시켰다. 네버엔딩플레이는 오세혁 작·연출을 중심으로 ‘라흐마니노프’ 각색과 조연출로 시작한 ‘더 픽션’ ‘무인도탈출기’ ‘조선변호사’ 등의 윤상원 작·연출, 극단 불의 전차 대표이자 ‘낙화’ ‘아무도 없는 이 밤’ ‘윤대성X윤대성’ 등의 변영진 작·연출, ‘코리올라누스’ ‘페리클래스’ ‘엄마이야기’ ‘보물섬’ ‘정글북’ ‘루디스 드림’ 등을 각색한 김세한 작가 그리고 노리토와 극단 이방인의 최종혁 프로듀서가 뭉친 젊은 창작집단이다.

 

◇너무 좋은 창작진들과 차근차근 느슨하게
 

네버엔딩플레이 오세혁
젊은창작그룹 네버엔딩플레이의 공동대표인 오세혁 작·연출(사진=이철준 기자)

“주변에 좋은 창작자들, 스태프들이 너무 많아요. 브로드웨이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기획·개발부터 공연까지 13년이 걸렸대요. 우리나라 창작자들은 빨리 잘 쓰고 만들잖아요. 빨리 하는데도 이 정도면 여유있게 제대로 단계를 거치면 얼마나 더 잘 만들까 생각했어요.”


그리곤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를 예로 든 오세혁 작·연출은 “3, 4년에 걸쳐 조금씩 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며 “작품이 좋고 안좋고를 떠나 ‘이 길로 가면되겠다’는 확신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공공에서도 좋은 일도 많이 하지만 창작자 중심으로 된 그룹들이 좋은 사례를 많이 만들어 작지만 의미 있는 파동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마당극을 하다가도 극장에서 연극을 하고 연극하다 뮤지컬을 하고 뮤지컬 하다가 판소리도 한 건 공연이 너무 좋아서예요. 한곳에만 있으면 익숙해지고 다 안다고 자만할 것 같고 사업자처럼 되는 게 싫어요. 여러 장르를 오가면서 그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데 놀랐어요. 창작진 뿐 아니에요. 회사, 스태프, 배우들까지 좋은 생각과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좋은 바람을 일으키면 재밌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죠.”

이어 “사실 회사까지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시도나 실험, 개발, 발전 등을 주도적으로 하려면 제작까지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네버엔딩플레이 설립 이유를 덧붙였다.

“창작자들의 마음은 창작자가 가장 잘 알잖아요. 저 역시 창작지원 프로그램에 공모를 해서 되면 하고 안되면 안하는 그런 방식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 일 없이 저희가 책임지고 창작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들의 방식대로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죠.”

이렇게 전한 오세혁 작·연출은 “하지만 창작자들만 모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어떻게 운영할까 고민이 컸다”며 “그러다 능력과 수완이 있는 행정가 겸 사업가 최종혁 프로듀서를 만나 (회사 설립을) 마음먹었다”고 말을 보탰다. 

 

네버엔딩플레이 최종혁
젊은창작그룹 네버엔딩플레이의 공동대표인 최종혁 프로듀서(사진=이철준 기자)

 

네버엔딩플레이의 공동대표인 최종혁 프로듀서는 “오세혁 작·연출님이랑 작년 8월 방배동 곰탕집에서 만나 얘기를 들었다”며 “다른 회사의 방식, 기존의 문법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을 가지고 우리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저도 너무 공감했다”고 합류 계기를 밝혔다.

“처음엔 공연 한정이 아닌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했어요. 하지만 구성원들이 공연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들이에요. 영상 등도 해봤지만 공연 얘기를 할 때 토론도 활발해지고 진행도 잘돼서 공연 콘텐츠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게 됐죠.”


◇동시 개발 중인 5편, 10월 ‘쇼케이스 페스티벌’에서 만나요!

청년제작자-20210709-IMG_1794
젊은창작그룹 네버엔딩플레이의 공동대표인 오세혁 작·연출(사진=이철준 기자)

  

“창작자의 환경이나 마음은 창작자가 신경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려운 제작환경이나 시장 현실을 토로하겠다기 보다는 좋은 흐름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저희 내부 제작 작품이든 가능성 있는 외부 창작진 작품이든 좀 긴 시간을 가지고 기획·개발·공연할 생각이에요.”

이어 오세혁 작·연출은 얼마 전 계약한 A4 두장짜리 작품을 예로 들었다. 오세혁 작·연출이 진행하는 아이템 개발 수업 중 해볼만한 A4 두장짜리 이야기를 발견해 구성원들의 회의를 거쳐 정식 계약했다.

“5개월 동안 조건 없이 매월 일정금액을 지원하고 대본을 가져다주면 잔액을 주는 방식이에요. 누군가 좋은 걸 가져오면 지원해주고 천천히 쓰게 해주는,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하지 않고 대본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고 동기부여도 되는 그런 걸 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곤 “그분들이 요청하기 전까지는 트리트먼트나 초고를 쓰는 중 만나서 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작가, 작곡가, 연출을 묶어 알아서 개발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나온 대본과 넘버를 자체 내에서 연출해 보고 수정을 거쳐 짧게 쇼케이스로 먼저 선보이고 또 다시 수정, 개발하는 과정에 2, 3년 정도의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공연을 올릴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네버엔딩플레이 최종혁
젊은창작그룹 네버엔딩플레이의 공동대표인 최종혁 프로듀서(사진=이철준 기자)


“물론 저희가 자본이 풍부한 회사는 아니다 보니 저희가 감당할 수 없는 건 제작사 혹은 극장에 연결시키거나 창작지원 프로젝트에 함께 공모하는 등 다양한 케이스를 만들어 보려고 해요.”

이같은 방식으로 동시 개발 중인 작품이 벌써 5편에 이른다. 3년 안에 무대에 올릴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5편의 작품들은 10월 개최예정인 ‘프리뷰 페스티벌’(가칭)에서 선보인다. 여러 편이 경합을 벌여 한두편만 작품화가 되는 창작지원 프로그램, 쇼케이스들이 대부분이지만 ‘프리뷰 페스티벌’에서 발표된 작품들은 모두 공연화를 목표로 한다.

 

“장편이지만 15분 정도 맛보기로 선보이는 작은 페스티벌이에요. 관객은 물론 공연 제작사 및 관계자, 창작자들에게 저희가 이런 걸 개발하고 있다 알리고 도움말을 듣고 네트워킹도 하는 자리죠. 같이 하실 분이 있으면 같이 하고 아니면 저희가 제작하고요.”

오세혁 작·연출의 설명에 최종혁 프로듀서는 “얘기를 들은 제작사 대표, 관공서 관계자 등이 많은 관심을 보이며 꼭 가겠다고 해주신다”며 “창작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힘든 환경에 작지만 새로운 파동을 일으키는,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을 보탰다. 

 

네버엔딩플레이 오세혁 최종혁
젊은창작그룹 네버엔딩플레이의 공동대표인 오세혁 작·연출(사진=이철준 기자)
“제일 먼저 연습실을 마련했어요. 그간은 임대한 시간이 끝나면 쫓기듯 나가야 했거든요. 이 공간 안에서 오롯이 작품활동만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연습 뿐 아니라 배우가 밤새 작품,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고 작가들이 글을 쓰고 싶으면 편하게 맘껏 쓸 수 있게요. 작품 개발에 집중하고 많은 젊은 창작진과 함께 하기 위한 베이스캠프죠.”


◇함께 할 창작자 30명, 100편의 작품을 목표로!

“네버엔딩플레이의 약자는 ‘N.E.P’, ‘넵’이에요. 어디서, 어떤 장르 혹은 의뢰가 들어와도 열린 마음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넵!’하고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최종혁 프로듀서의 말에 오세혁 작·연출은 “서로에게 피드백을 할 때도 좋은 점 먼저 얘기해주고 그 다음에 아쉬운 걸 얘기하는 원칙들이 있다”며 “회사 명 앞에 붙는 정체성은 ‘멀티스토리그룹’이고 약자로 MSG”라고 부연했다.

“다양한 장르, 이야기들을 재밌고 맛깔지게 만드는 작업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픽사, 디즈니, 지브리스튜디오 등의 작업 환경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서 하는 방식을 공연쪽으로 가져와 저희 그룹 안에서 시도해보려고 노력 중이죠.”

이같은 방식으로 네버엔딩플레이는 “3년 안에 접점을 가진 창작자들 30명의 작업을 케어하는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세워두고 있다.

“굳이 전속이 아니어도 좋아요. 올인한 저희가 있으니 함께 하는 분들은 찬찬히, 느슨하게 하고 싶은 걸 하면 좋겠어요. 뮤지컬, 연극 등 공연에 집중하긴 하지만 웹툰, 영화, 드라마, 웹소설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아요. 어디까지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하거든요. 혼자서도 각자 빨리빨리 잘 만드는데 같은 생각을 공유한 사람들이 모여서 뭘 못만들겠어요. 우리가 세상에 개발해 내놓은 이야기 혹은 콘텐츠가 100개면 뿌듯할 것 같아요. 다양하게 일을 벌이기보다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해서 네버엔딩플레이라는 플랫폼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싶어요. 이야기 창고처럼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