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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딱딱한 금융은 가라”…게임과 손잡은 금융사

"MZ고객 사로잡자"… 게임·e스포츠에 빠진 금융권

입력 2022-02-09 07:00
신문게재 2022-02-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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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는 지난달 26일 MMORPG ‘로스트아크’ 전용 PLCC를 출시했다. 이미지는 ‘로스트아크’ 게임 캐릭터.(사진=게임 홈페이지 캡처)

 

최근 은행과 카드사들이 게임과 금융을 결합한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주 이용층인 MZ(밀레니얼+Z세대)세대를 고객으로 포섭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금융을 어렵게 생각하고 이용도가 떨어지는 세대에게 게임이나 스포츠를 매개로 ‘재미있게’ 젊은 차세대 고객을 유혹한다.  

 

 

◇카드사, 게임 특화 신용카드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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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BC카드)

 

BC카드는 지난 26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 전용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게임 내에서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게임머니인 ‘로열크리스탈’을 충전할 때 10% 청구할인 혜택을 월 2만5000원까지 제공한다. 카드 디자인에는 ‘모코코’. ‘웨이’ 등 게임 내 인기 캐릭터의 일러스트를 담았다.



아울러 BC카드는 로스트아크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 중 선착순 5000명을 대상으로 한정판 특별 굿즈를 지급하는 이벤트로 개최했다. 해당 이벤트는 카드 출시 첫날만에 마감되며 유저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카드 누적 발급 수도 출시 이틀만에 1만장을 돌파했다. 카드 출시에 맞춰 게임 내 마련된 전용 공간에서 진행하고 이벤트에는 일 평균 5만 5000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BC카드 관계자는 “로스트아크 카드를 통해 ‘모험가’들이 게임은 물론 현실에서도 만족스러운 결제서비스를 경험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술력과 적극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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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과 현대카드는 지난해 12월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협업 및 게임사 전용 PLCC 출시 등의 내용을 담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은 앞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왼쪽)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성남시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사옥 옥상에 위치한 트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넥슨)

현대카드 역시 게임사 넥슨코리아와 손잡고 올 상반기 ‘넥슨 신용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카드신청과 발급 과정에 게임화 요소를 접목해 미션 수행 시 보너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을 시도한다. 넥슨 게임을 유저에 최적화된 혜택도 제공한다.

 


◇“응원팀 성적따라 우대금리가”…e스포츠로 눈길 돌린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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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하나은행)

 

은행권도 게임을 활용해 MZ세대 고객 포섭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임과 금융을 결합한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e스포츠대회를 후원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넷마블과 손을 잡고 MZ세대를 겨냥한 모의투자게임 ‘투자의 마블’을 오픈했다. ‘투자의 마블’은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모두의마블’처럼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대로 이동하며 보드 위에 쓰여진 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임이다. 보드는 코스피, S&P 500, 글로벌 채권 등 대표적인 11가지 금융투자상품과 OX금융퀴즈, 랜덤카드, 금융위기, 하나원큐 등으로 구성됐다. 어떤 투자 전략을 취하는지에 따라 자산이 줄거나 늘어나는 것을 체험해 볼 수 있다. 투자 수익은 투자 상품의 실제 2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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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자사 캐릭터인 ‘몰랑몰랑 몰리’를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시 플러스’게임의 레전드 카트 바디로 등장시켰다. 고객들은 신한 쏠(SOL)을 통해 몰랑몰랑 몰리 카드를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e스포츠로 눈을 돌려 지난 2020년 프로게임단 샌드박스게이밍의 ‘리그오브레전드’ 팀과 스폰서십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피파온라인팀과 카트라이더팀으로 스폰서십을 확대했다. KB국민은행과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샌드박스게이밍 산하의 e스포츠팀은 현재 ‘리브 샌드박스’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리브 샌드박스는 KB국민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인 ‘리브’와 샌드박스의 게이밍을 합한 용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e스포츠리그인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콘텐츠와 연계해 최고 연 2.0%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LCK 적금’을 출시했다. 우리 LCK 적금은 LCK에 속한 10개 구단 중 고객이 응원하는 구단을 직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6개월로 월 납입한도는 최대 30만원이다. 금리는 기본금리 연 1.0%에 우대금리 연 1.0%p를 더해 최고 연 2.0%다. 고객이 선택한 응원구단 성적과 가입고객 수에 따라 우대금리가 최대 0.7%p, 최대 0.3%p까지 제공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권이 게임과 금융서비스를 접목을 시도하는 이유는 게임의 주 이용층인 MZ세대를 고객으로 흡수하기 위해서다. 미래의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할 MZ세대를 포섭하지 못한다면 향후 시장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

게임은 이들을 유인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게임을 활용하면 금융을 어렵고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MZ세대들에게 효율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며 “MZ세대들이 친근감을 느끼고 취미로 삼는 온라인 게임과 금융상품을 연계하거나 서비스에 게임 방식을 접목하는 것이 예이며 실제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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