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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웨이브에서 보지 말고 본방 사수해야 할 예능이 나.타.났.다! '싱포골드'

[#OTT] SBS 합창 배틀 '싱포골드'의 감동과 재미
탈락팀 'J콰이어'가 보여준 연륜의 힘, 댓글 응원 폭주

입력 2022-10-26 18:30
신문게재 2022-10-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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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결론만 말하자면 ‘최애’팀이 탈락했다. 고작 방송된 지 한달. 정작 방송사인 SBS의 시청률은 신통치 않으나 웨이브(Wavve)에서 몰아보기를 하며 주말을 보냈을 정도로 숨은 매력이 가득하다. 한번도 안 보면 몰라도 보기시작하면 빠져 들 수밖에 없는 감동과 퍼포먼스가 상당하다.



‘오디션의 명가’라는 수식어를 얻게 한 ‘K팝스타’ 전 시즌 제작에 모두 참여했던 정익승 PD가 연출을 맡고 박진영, 김형석, 한가인, 리아킴, 이무진이 평가자로 나선 ‘싱포골드’는 아름다운 합창에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더한 국내 최초 ‘퍼포먼스 합창 배틀 오디션’이다. 우승팀은 국가대표 ‘K-합창단’으로 국제 합창 월드컵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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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포골드' 포스터(사진제공=SBS)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조력자가 되어 흥 많고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 합창단’을 발굴하는 데 의의를 두며 직역하자면 ‘금을 위해 노래’하는 이들의 사연이 매주 일요일 저녁 펼쳐진다.

프로그램 지역 예선에는 7세부터 75세까지 112팀 총 3126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싱포골드’를 위해 결성된 신생팀부터 세계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합창 경력 십수년의 실력파들이 대거 몰렸다는 후문.

 

리아킴은 “솔직히 합창하면서 춤을 추는 팀이 우리 나라에 있는지도 궁금했다. 해외에서도 분명 큰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화제성을 자신했다.

소재만 보면 누군가는 과거 ‘남자의 자격’에서 시작된 개인적 도전과 평가 그리고 팀으로 완성해 가는 하모니를 연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부, 장학사, 은퇴한 회사원, 의대 교수, 아르바이트 학생, 중고앱을 통해 단원을 모집한 지휘자까지 다양한 직업군의 평범한 이웃들이 팀을 이뤄 ‘합창’에 도전하는 모습은 MC이자 그들의 매니저로 나선 한가인의 말처럼 한 문장으로 정의된다. “음악을 사랑하신 우리 엄마, 아빠가 생각나 눈물이 났다”고. 

 

지난 주 방송에는 톱10을 선발하기 위해 ‘하모나이즈’와 ‘헤리티지 매스콰이어’ 맞대결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변은 탈락팀에서 일어났다. 화제의 중장년 합창단 ‘J콰이어’는 버스커 버스커 ‘꽃송이가’로 연륜이 주는 웅장함과 그저 노래가 좋아 뭉친 새내기다운 신난 기운을 녹여냈던 그들이 재방송의 시청률 견인과 더불어 유튜브에서더 큰 화제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세련된 안무와 젊은이들의 패기는 없다. 하지만 가사에 맞춘 적재적소의 깨알안무까지 곁들인 이들은 10년차 재혼 커플이자 노래를 좋아한 노부부가 뭉쳐 시작된 아마추어 혼성합창단이다. 경쟁이나 기술적 연마 대신 건전한 여가 문화를 추구하기에 이번 방송 출연 인원도 “선착순으로 받았다”고 했을 정도. 하지만 열정도 실력도 프로와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그들이 보여준 깊은 울림은 MC들과 방청석에 줄줄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잡힐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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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을 음악에 녹여낸 J콰이어 합창단의 모습. (사진제공=SBS)

 

특히 심사만큼은 냉혹한 박진영이 “사연으로 점수를 줄 수 없다”고 하자 모두 얼어붙었다. 이후 “그런데 진짜 잘했다. 전공자 없이 이렇게 안정되게 한 목소리로 만들어서 감정까지 맞출 수가 있냐”고 감탄하자 바로 웃음꽃이 터지며 시청자들 또한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악마적 편집이나 자극적인 멘트가 없는 ‘싱포골드’가 추구하는 MSG없는 감동의 맛이랄까.

이후 J콰이어는 금메달 3개로 합격했지만 노메달로 아쉬움을 더했다. 하지만 “J콰이어는 메달은 못 땄지만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은 울림과 감동을 준 팀일 것”이라는 박진영의 극찬은 빈말이 아니다. ‘꽃송이가’의 무편집본은 방송 직후조회수가 20만회를 넘어섰다. 댓글에는 “몇십번을 돌려봤다” “첫 소절부터 눈물난다” “분명 사랑노래인데 이분들이 불러 위로받았다”는 등 극찬 일색이다. 

 

방송 초반 무대 위에서 서로를 쳐다보는 모습이 살짝 찍혔는데 긴장보다는 “그래, 우리 여기까지 잘 왔잖아”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마음을 무장해제시킨 일등공신이었다. 이후 70대 남녀 단원 두명이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는 모습은 “힘들지? 원래 그런거야”라는 위안까지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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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MC들은 참가자들과 함께 웃고 울며 합창에 대한 열의를 다진다. (사진제공=SBS)

 

이외에도 각 팀들이 보여주는 매력은 한계가 없어 보인다. 한국 전통 민요를 편곡해서 부르며 봉사까지 아우르는 청소년 합창단 ‘떼루아유스콰이’어를 필두로 뮤지컬에서 활동 중인 멤버들로 조합된 ‘쇼텐바이’, 모 외고 합창단 출신 졸업생들로 구성된 ‘바르카롤레’, 발랄함과 천채성을 넘나드는 ‘경남 리틀싱어즈’ 등 탈락했든 TOP10에 진입했든 어떤 팀이든 프로와 견주어도 손색 없는 실력을 뽐낸다.

연출을 맡은 정익승 PD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정적인 합창에 대한 상식을 완전히 뒤엎고 새로운 음악적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 첫 번째 즐거움이 될 것”이라며 “K팝, 팝송이 너무 쉽게 즐길 수 있고 빨리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 데 반해 합창은 장르적으로 한방에 빠져드는 게 아니라 서서히 스며들어가면서 시너지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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