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다'리뷰] 그들은 과연 누구의 힘으로 살아돌아왔나...영화 '교섭'

영화 '교섭',샘물교회 선교활동 논란 다시금 재조명
'종교'의 힘인지, '국가'의 혈세인지...배우들의 열연통해 대중에게 '묻다'

입력 2023-01-13 19:50

gyosuprytjq
코로나19로 인해 크랭크업 후 오랜시간 개봉일을 조율해 온 영화 ‘교섭’(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국적이고 짜릿하다. 실화에서 출발한 비극이 임순례 감독 특유의 인간애로 가득하달까. 영화 ‘교섭’은 2007년에 발생한 샘물교회 피랍사건을 각색한 작품이다. 해외 선교를 목적으로 당시 여행제한국가였던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한 한국인 23명이 납치된 초유의 사태다. 

 

당시엔 9.11테러로 인해 빈 라덴을 겨냥한 미국과 다수의 우방국가가 텔레반 응징에 나선 살벌한 시기였다. 현지 관계자들조차 다들 “미친 짓”이라고 말렸지만 버스 한대를 달랑(?) 타고 격전지를 지나던 이들은 조직 내에서도 악명 높기로 유명한 테러 분자에게 납치된다. 

 

교섭1
영화 ‘교섭’ 공식포스터(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그들의 요구는 감옥에 갇힌 자신들의 동료를 풀어주라는 것. 하지만 “테러리스트와의 협상은 없다”는 불변의 원칙을 지키는 미국의 눈치를 보는 한국정부, 즉 외교부의 피는 타들어간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은 모두 구출된다. 당시 대통령이던 노무현 대통령은 먼저 사살된 두 명의 한국인 사망자가 발생되자 ‘사람이 먼저다’를 증명한다. 당시 정권에서는 쉬쉬 했지만 텔레반이 요구한 몸값과 한국으로의 귀환, 그 외 체류비와 의료비 등 수천억원이 투입된 국제적인 작전이었다.

해외외신조차 한국인 선교자들의 무사귀환과 천문학적인 몸값을 지불한 정부에 대한 기사를 미친 듯이 쏟아냈다. 전쟁통인 지역에 들어가 자신들의 선교활동이라는 미명 아래 자국민의 국민성을 무시한 선례는 이후 오랜시간 중동지역에 ‘한국인 증오’의 표본이 됐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소수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교섭’은 그런 뒷배경보다 ‘사람’에 집중한다. 국정원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대식(현빈)과 교섭 전문이지만 아프가니스탄은 처음인 외교관 재호(황정민)는 시시각각 부딪힌다. 둘 다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공통점은 없다. 

 

언론 응대와 현장 경험이 전무한 재호는 변방에서 사고나 치는 대식의 소문을 익히 알고 있다. 현지 사정에 밝다는 장점은 있지만 공무원 마인드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처리 방식이 불만이다.

하지만 ‘교섭’은 이들이 결국 ‘국민의 목숨’을 위한 진심만은 통한 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는다. 둘은 목숨값을 빌미로 사기를 치는 양아치, 폭탄 테러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몸통이 절단되고 피가 튀는 현장에서 자신만의 신조를 지키며 ‘공조’한다. 

 

교섭
팽팽한 활처럼 당겨진 ‘교섭’의 분위기를 유일하게 살리는 통역가 카심 역할의 강기영. 그는 “실화 바탕이라고 해서 조금의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카심이라는 인물의 매력이 욕심이 나더라”고 밝혔다.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교섭’은 신념이 다른 두 남자가 대의를 위해 뭉치는 ‘공작’을 연상시키면서 고립된 사람들의 생존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모가디슈’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국가에 대한 책임 그리고 국민의 의무를 되짚는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돋보인다. 

 

11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현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인물이 가진 임무에 집중했다”는 말로, 임순례 감독은 “동일한 사건을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소신을 밝히며 차별점을 짚었다.

‘교섭’은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 영화로 새해 극장가를 노리며 오는 18일 국내 관객과 만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