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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요소수 대란 재연 없다’ 확신할 수 있나

입력 2023-09-13 14:16
신문게재 2023-09-14 19면

요소 품귀 사태 재발에 대한 우려가 식지 않고 있다. 중국이 자국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중국산 요소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불안감이 기우만은 아닐 것이다. 2021년 10월에도 중국과 호주의 석탄 분쟁이 갑작스러운 요소 수출 전면 중단으로 이어질 줄 아무도 몰랐었다. 비료용 요소라고 하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의 경험과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선지 한 대형마트에선 2주 전보다 6배가량 요소수 판매가 늘었다 한다. 정말 아무 일 없다는 확신이 들더라도 요소수 수급 불안 때문에 품귀 사태를 빚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 같다.

높은 중국 의존도 탓에 작은 충격에도 크게 휘둘리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최단기 1조 달러 무역 실적에 도취해 있던 2년 전에는 요소수 사태로 국내 물류 체계가 흔들리고 있었다. 200만 대 이상의 디젤 차량 운행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 했던 그때와 지금이 다른 점은 학습효과 여부다. 같은 점은 수급난이 닥칠 경우 우발적인 위기가 재연된다는 것이다. 요소수 부족이나 중단에 대비해 콘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은 늘 준비해둬야 한다. 예측하기 어렵거나 예측하고도 단기간 회복이 어려운 경우의 대처법이다.

상황이 오히려 안 좋아진 것도 있다. 수입 요소의 중국산 비중이 2021년 71%에서 지금은 89% 이상으로 높아진 사실이다. 경제안보 운운하며 각종 공급망 안정화 대책을 늘어놓으며 요소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던 인사들이 답할 차례다. 화물자동차 대다수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달아 요소수를 투입해야 기계가 작동한다. 재고가 넉넉하다며 진화에 나설 뿐 아니라, 실제 물류 대란으로 국가 경제나 산업에 타격이 없게 해야 한다. 포괄적인 수출 제한이 재발하지 않더라도 긴장감이 소비자의 전유물이어서는 안 된다. 원료 공급이 막히면 해결 불능이다.

미심쩍으면 군용기까지 동원해 호주에서 요소수를 긴급 공수하던 2년 전의 긴박한 영상을 재생해보길 바란다. 공급망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중 양국 정부 간 협의도 강화해야 한다. 친환경차 상용차 비중은 8%밖에 안 돼 전환 속도를 올리자 해도 한계가 있다. 산업용 요소 물량 비축분도 미리 파악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요소의 확보 방안 없이 일 터지면 수입 다변화 및 국내 생산기반 확충을 외치는 것은 후진적인 일처리 방식이다. 요소수 수급이 위험한 국제분업의 원리라면 그 허점을 중국이 언제든 꺼내들 수 있다.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설이 말 그대로 ‘설’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대비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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