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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식 확장에 시세조종 의혹까지"… 코너 몰린 카카오

입력 2023-10-25 06:27
신문게재 2023-10-25 6면

금융감독원에 출석하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이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

 

카카오가 연일 뭇매를 맞으며 ‘사면초가’에 내몰렸다. 올해 초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의혹으로 수뇌부가 구속, 소환되면서 회사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이전부터 지적받아 온 ‘문어발식 확장’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카카오를 향한 전방위적 공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이 카카오의 SM엔터 주식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15시간 40분에 걸쳐 금융감독원(금감원)의 조사를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 23일 오전 김 전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만약 이 과정에서 시세조종 여부가 사실로 밝혀지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 있는 절체 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양벌규정에 따라 보유지분 10%를 제외한 초과분을 처분해야 하고,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계열사 전반적인 사업 전개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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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카카오의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문어발식 확장’ 문제는 현재 진행형으로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지배력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며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전 의장은 2021년 국정감사 출석 당시 “일부 사업은 이미 철수를 시작했고 나머지 일부 사업은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며 “(계열사 정리에)좀 더 속도를 내겠다”고 답한 바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의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는 총 144개로 2021년 대비 오히려 39개 늘었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김 전 의장 발언 이후 지금까지 철수가 확인된 골목상권 관련 계열사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포유키즈 장난감 도매업 2개 뿐이다.

강 의원은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업종 철수와 계열사 감소 공언은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채 카카오톡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반으로 소비자를 묶는 소위 ‘잠금 효과’를 이용해 수익 극대화만 치중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지난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장기간 접속 장애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문어발식 확장 지속, 시세조종 의혹까지 겹치면서 카카오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 주가도 급락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의 주가는 24일 한 때 3만 8000원대가 붕괴됐다. 한때 ‘국민주’라고 불리며 17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때와 비교하면 초라하다. 3분기 실적 역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를 중심으로 쇄신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산적한 문제 해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성장에만 치중하던 카카오의 부실했던 내부 통제 시스템이 낳은 결과물”이라고 꼬집은 뒤 “이번 사건으로 김 전 의장을 포함해 수뇌부가 대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리더십 부재로 인한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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