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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두 번째 수출 앞둔 K-원전 ‘팀코리아’의 남은 과제들

입력 2024-07-18 13:09
신문게재 2024-07-19 19면

‘원전의 여름(Nuclear Summer)’으로 요약됐을 만큼 뜨겁고 쉽지 않은 원전 수주 경쟁이었다. 체코 정부와 체코전력공사는 우선협상대상자로 대한민국 손을 들어줬다. 기자재나 EPC(설계·조달·시공) 수주가 아닌 한국형 원자로 수출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 이후 처음이라 더욱 반갑다. 기존 러시아 노형 원전이 가동 중인 두코바니 지역에 2개 호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5년 안에 추가 여부가 확정될 2개 호기 건설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의미를 더하는 에너지 이슈다.

이변이 없는 한 K-원전은 두 번째 수출을 앞두게 됐다. 막강한 프랑스전력공사를 제친 것은 한수원과 한전기술, 한국원자력연료,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팀코리아가 정부와 폭넓은 수주 협업을 벌인 덕이다. 원전 강국 프랑스의 홈그라운드인 유럽 중심부 리턴매치에서 이긴 동력은 무엇보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다. 유럽만이 갖는 경제안보적 네트워크와 규제 환경의 특수성, 동일지역 공급망, 지역 안보동맹 등 열세를 뚫어 더 뿌듯하다. 최종 계약과 상업운전 일정에 맞춘 공사까지 잘 매듭짓는다면 문은 활짝 열릴 수 있다.

체코 내에서도 2 플러스 알파(+α)가 가능하다. 15년 만에 이어진 원전 수출 역사를 위해 남은 일정을 순조롭게 푸는 게 전제다. 무탄소 전원인 원전은 체코뿐 아니라 유럽 도처에서 안정된 에너지원 확보와 탄소중립 달성의 호재로 각광받는다. 문재인 정부를 지나며 경험했듯이 탈원전, 탈핵시대 등 정권 성향 따라 오락가락 춤추는 에너지정책 기조는 바꿔야 한다.

느슨해지지 않았나 걱정되던 한국 원전의 저력을 우리가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지켜봤다. 한국형 원전 도입을 타진 중인 폴란드라든지 영국 등은 새로운 공략 포인트다.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모색하는 루마니아나 원전 2기를 도입하려는 네덜란드, 스웨덴, 러시아 수주 우위 ‘설’이 지금 나온 튀르키예 등 줄지은 신규 원전의 교두보로 삼아야 함은 물론이다. 일부의 ‘덤핑’(생산 비용보다 낮은 가격) 논란, 경제성 시비를 딛고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공급하는 단비 같은 구실을 다해야 한다.

선진 시장 유럽에서 원전 경쟁력을 각인시켜 동유럽에 진출한 우리 방위산업과도 전략적 협력 패키지로 쓰면 어떨까 싶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통한 원전 강국 재도약에 모처럼 켜진 청신호를 꺼뜨려서는 안 된다. 신규 원전 프로젝트에서 수주 낭보 후속편을 기다린다. 희소식을 보낸 체코에 집중하는 동시에 팀코리아 차기작도 착실히 준비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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