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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마 업은 농산물 물가, 지금 비상하게 관리해야

입력 2024-07-22 13:59
신문게재 2024-07-23 19면

전국 수박 하우스 물량의 70%를 도맡는 대표 산지인 충남 논산·부여 수박 재배단지가 침수되면서 작년 수박 대란 초기와 비슷한 조짐이 보인다. 폭우에 과채류 가격이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상으로 상추는 1주일 새 56.3% 올랐다. 한 달 전보다 136.4% 치솟은 값이다. 산지 출하가 줄면서 평년 가격(최근 5년간 최대·최소치를 뺀 평균값)과 비교하면 48.5% 비싼 수준이다. 채소와 제철과일 가격이 뛰어 물가에 경고 신호가 켜졌다.

잎채소와 일부 과일류 가격이 심상치 않다. 기후와 고물가가 합성된 신조어인 기후인플레이션(Climateflation)으로 설명되는 상황이 국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생산 물량 자체가 줄었다는 게 농산물 공급량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정부의 고충이다. 재배 면적 대비 침수 면적이 깻잎 9%, 상추 5%에 그치고 특정품목에 한정돼 장기화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렇게 끝나면 다행이나 밥상물가를 자극할 재료는 많다. 호우 피해 복구와 함께 품목별 주산지 단위로 비상한 관리가 필요하다.

농산물 물가 관리가 더 중요한 이유는 내수 부진과 고물가 기조가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4%로 떨어졌다고 하지만 참외 가격이 일주일 만에 13.9%나 올랐다. 저렴한 제철 과일을 맛보기 어렵다면 안정된 지표가 아니다. 2021년 이후 누적 물가상승률이 14%에 달한 데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 가격 불안정은 계속될 것이다. 이대로 올해 추석 명절 특수까지 이어져 물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단기간 먹거리 수요가 급증하는 추석은 물가 상방 요인이다. 하반기 평균 물가가 2% 중후반대로 머물려면 상승 영향을 조기에 끊어내야 할 것이다.

농작물의 가격 상승 추세가 오래 가지 않고 제한적이라는 낙관론이 대처에는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일부 품목은 신속한 재정식(재파종)을 지원하면 효과를 볼 수는 있다. 그렇지만 채소와 과일 가격은 상승이 당분간 불가피하다. G7 국가와 유로 지역 등과 견줄 때도 한국은 과일과 채소 가격이 가장 빠르고 가파른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과일과 채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하반기엔 전기요금 등 그동안 동결한 공공요금 인상까지 기다린다. 물가 불확실성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상기후 탓 그만하고 지금은 농수산물 가격 안정화를 통한 생활물가 관리에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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