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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장년 ‘계속고용’, 노동시장 대전환과 직결된 문제다

입력 2024-07-24 13:20
신문게재 2024-07-25 19면

중장년 ‘계속고용’을 성장 동력으로 만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고령 인력에 대한 편견을 깬 장년 고용 친화적인 고용노동부 정책도 강화된다. 주초에 서울시가 개최한 2024년 서울 중장년 일자리박람회에서는 중장년 일자리가 저출생·고령화로 청년 인력 공백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경력설계 컨설팅, 전직 및 취업 지원, 사업주 지원 패키지 등의 고용서비스 측면에서 보완할 것이 많다.

국내 중장년 고용 여건은 짧게 압축해서 ‘매우 나쁨’이다. 55~64세 임시고용 근로자 비중은 3명 중 1명 이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꼴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권고한 바 있지만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를 과감히 고쳐 일정 경력 이후 성과급제로 전환하는 혁신책이 절실하다. 현재의 노동시장 구조는 우리 사회의 다종다양한 문제와 직결돼 있다. 일례를 들면 높은 임금과 안정성을 누리는 정규직 근로자로 남기 위한 안간힘이 출산·육아를 포기하는 원인이기도 한다.

글로벌 추세에 비해 국내 남성은 50대(40대 중반) 이후, 여성은 40대(30대 중반) 이후 고용 불안정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중장년층 근로자의 고충은 정규직 노동 수요 부족과 비정규직의 높은 비중과 무관하지 않다. 그 뒤에 임금 연공성과 정규고용(permanent employment) 보호, 조기 퇴직 유도 등 여러 배경 요인이 있다.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노동시장 유연화와 맞닿는 사안이다. 계속고용 및 40·50 재취업을 위한 노동시장 대전환에서 무엇이 중한지 여기서도 알 수 있다.

중장년 재직자가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리스킬링(reskilling)과 현재 업무 관련 능력을 향상시키는 업스킬링(upskilling)도 당연히 중요하다. 재교육으로 스킬 갭을 좁히기 전에 기업에 요구되는 스킬 파악에서부터 우리는 어설프다. 정말 어려운 것은 구조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고용시장 다각화라는 원론을 실천하는 일이다. 경영 상황과 관련해 일시해고나 재고용 등으로 고용관계를 이어가는 비중이 낮을수록 중장년 고용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중장년 계속고용은 오히려 세계적으로 일반화되고 정상적인 현상이다.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보다 국내 중장년층 임금근로자 고용 안정성이 불안하다는 건 굉장한 모순이다. 해고가 지나치게 어려운 것과 중장년층 채용 감소는 그만한 부정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 경직적인 우리 노동시장의 대전환 추진이 필요한 이유의 한 가지다. 다시 출근을 준비하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인구구조 변화 대응, 또 성장률 제고 맥락에서도 다뤄질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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