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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저성장시대, 각자도생 할 때

입력 2024-08-05 14:33
신문게재 2024-08-06 19면

사본 -김동수사진2 (1)
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역대 최대치인 100만 명에 육박했다. 국세청 국세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98만 6487명이었다.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침체로 자영업자의 부진은 물론 중장년층의 경제적 불안정은 가속화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배달플랫폼까지 수수료를 올려 최근 자영업자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펜데믹 사태가 한창이던 2020∼2021년에도 80만 명대를 유지하던 폐업자가 100만 명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그동안 빚으로 연명해오던 자영업자들이 내수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단행한 결과다.

저성장시대로 접어들면서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현실 속에 지난해 ‘경영부진’을 이유로 폐업한 사업자가 절반에 육박했다.

영세 자영업자가 많은 음식·소매·서비스업 등에 폐업자가 무려 70%를 차지했다. 자영업 불황은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내수 부진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영업 비중이 유난히 높은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

최근 자영업자 수가 감소했지만 570만 명이 넘는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 비율은 2001년 28%에서 2023년 20%까지 하락했지만, 2022년 기준 미국은 6%, 일본 9%, 캐나다 7%, 독일 8% 등에 비하면 훨씬 높다. 심각한 공급과잉이 발생하다 보니 창업 5년 후 생존율이 23%에 차지할 만큼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런데도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층부터 퇴직한 베이비 붐 세대까지 가리지 않고 치킨집, 맥줏집, 분식집과 같은 소규모 자영업에 종사하는 것이 현실이 됐다. 요즘 자영업자는 5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증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 고물가로 지갑을 닫는 소비자, 저가품 위주의 출혈경쟁으로 출구 없는 터널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가장 소상공인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은 이자 비용 부담이다.

주로 개인사업자인 까닭에 사업자 대출은 물론 개인 신용대출까지 받다 보니 고금리 충격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자영업자가 더 늘고 있다는 점이다. 갈수록 자영자의 타격은 심화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더 일하기를 원하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생계형 창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잠재적 자영업자’들이다.

자영업 악순환을 벗어나기 힘들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40~50대가 조기에 직장을 떠난 뒤 대거 생계형 창업에 나서기 때문이다. 제한된 내수 시장에서 준비 없이 창업에 뛰어들어 과당 출혈 경쟁을 벌이느라 수익률이 떨어지니 급기야 빚으로 지탱하다 결국 폐업으로 내몰리는 행태이다.

과도한 자영업 비중을 줄이고 다른 일자리로의 전직을 유도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저성장시대에는 당사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각자도생으로 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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