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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의 재발견] ① 찬밥 신세 아파트 1층 '아이들의 천국' 각광

차량소음·사생활 침해 등 단점에 반갑지 않은 매물
최근엔 층간소음 걱정없이 자녀 키우기 장점 부각
"화재 등에도 상대적으로 안전" 수요자 크게 몰려

입력 2014-08-07 11:25

1980~1990년대 아이들에게 1층은 ‘놀이터’였다.



아파트 1층에 사는 친구가 있으면 그 집은 친구들의 아지트가 되기 일쑤였다. 베란다와 이어진 작은 정원으로 나가면 아이들이 ‘땅따먹기’ 하기에도 충분했다. 흙 바닥에 비뚤비뚤 선을 긋고 친구들 서넛이서 뛰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뿐인가. 자그마한 잔디밭은 개미, 메뚜기 등 ‘곤충의 왕국’이었다. 대추나무 밑 분주히 오가는 개미들을 보고만 있어도 아이들은 즐겁기만 했다.

어린시절 아파트 단지에 살아본 이들이라면 1층에 사는 친구를 부러워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베란다 밖 정원을 가장 선망했으리라.

아이들에겐 최고의 놀이터였던 ‘아파트 1층’. 즐거움이 가득했던 이곳의 실상은 달랐다. 부동산 시장에서 1층은 반갑지 않은 ‘매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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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의 한 아파트 1층 정원.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나오면 바로 이 정원으로 연결된다. 아담한 잔디밭과 간이 식탁, 나무 몇 그루가 정겨움을 더한다.(궁원 제공)

 


◆ 단점만 부각되는 1층

포털 사이트의 아파트 매매 정보 공유 카페에서 ‘1층’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대부분 비판적이다.

이들은 차량 소음, 사생활·보안 문제, 채광 부족, 배수구 불량 등을 1층의 단점으로 꼽으며 입주를 추천하지 않았다.

반면 1층 입주를 적극 추천하는 네티즌도 적잖게 눈에 띈다. 주로 자녀를 키우는 집들이다.

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회원은 “아이들이 뛰어 놀아도 전혀 걱정이 없다. 아이를 키우는 가구라면 만족스러울 것”이라며 층간소음 유발에 따른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점을 부각시켰다.

성남시 분당구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층 매물은 가격이 기준층(기준이 되는 평면을 갖는 층)에 비해 평균 2000만~3000만원 정도 낮음에도 수요자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에는 수요자들의 1층 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면서 “필로티 공간이 강화되면서 2층 같은 1층이 늘어나고, 주차장도 지하화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화재 등 각종 사고에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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