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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멘트] 두 번째 ‘디파인 서울’ 정석호 아트부산 이사 “세상 어디에도 없는 궁금증을 자아내도록!”

입력 2024-10-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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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디파인 서울’에 대해 설명 중인 아트부산 정석호 이사(사진=허미선 기자)

 

“차별화의 가장 큰 요소는 ‘저건 뭐지’라는 의문점과 기대감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지난해 ‘사물의 내면’을 계승하는 ‘단순의 의미’를 주제로 풀어내는데요. 작년에는 ‘왜 이 주제를 던졌지’라는 질문을 했다면 올해는 그 주제가 어떻게 어우러지고 녹아있는지를 통해 풀어가고자 합니다.”



정석호 아트부산 이사는 지난해 론칭한 ‘디파인 서울’(Define: Seoul, 10월 30~11월 3일 성수동 S팩토리, Y173) 차별화의 핵심을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사물의 내면’이라는 주제는 우리가 사물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방식을 재정의하고자함이었습니다. 올해 ‘단순의 의미’는 그 재정의된 방식을 통해 바라보고 평가하는 우리는 또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지난해의 연장선상에 있는 주제예요. 사물과 그 사물을 바라보는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가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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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디파인 서울’ 포스터(사진제공=아트부산)

이어 정 이사는 “앞으로도 ‘디파인 서울’은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중요한지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앞으로 가야할 것인지를 주제로 지속적으로 탐구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정석호 이사는 두 번째 ‘디파인 서울’ 행사와 올해의 주제인 ‘단순의 의미: 이성적 시대의 본질적 추구’(Understanding Simplicity)에 대해 “아트, 디자인, 공예 등의 구분보다는 ‘이 모든 것들이 예술’이라는 데서 시작한다”고 털어놓았다.

“다양한 형태의 예술을 제작하고 선보이고 수집하고 향유하는 활동을 왜 하고 있는지, 그 활동의 가장 본질적이고 이성적인 핵심은 무엇인지를 고민했습니다. 이 모든 예술 활동과 신에서 바라봤을 때 공통적으로 공감될 수 있는, 관통하는 키워드가 ‘단순함’이라고 생각했죠.”

정 이사의 설명처럼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디파인 서울’은 ‘단순의 의미’라는 주제 아래 국내외 현대미술 갤러리 및 디자인 스튜디오 40여곳이 참여한다. 정 이사의 설명에 의하면 “디파인 서울에서 갤러리 대신 사용하기로 한 ‘전시자’는 디자인 갤러리, 스튜디오 뿐 아니라 각종 브랜드까지를 통튼 명칭”이다.

지난해에 이어 함께 하는 이탈리아 부부 조명 디자자이너 지오파토&쿰스(Giopato&Coombes)를 비롯해 아시아로의 확장을 꿈꾸는 독일의 갤러리 징크‘(Galerie Zink), 태국 유무타(YOOMOOTA), 일본 화이트스톤 갤러리, 대구의 우손갤러리, 갤러리 JJ, 로이갤러리, 부산의 미미화갤러리, YG 플러스의 아트레이블 피시시(PEECES), 전통 장인과 현대작가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는 채율 등 참가 전시자들은 지난해 25곳에서 40개로 대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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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이탈리아의 조명 디자인 스튜디오 지오파토&쿰스는 올해도 함께 한다(사진=브릿지경제DB, 허미선 기자)

 

주제 ‘단순의 의미: 이성적 시대의 본질적 추구’는 스위스의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오이(Atelier Oi)와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 이태수, 김덕한 등의 특별전에서 풀어낸다. 더불어 성수동 내 갤러리 까비넷, 아트프로젝트 씨오, 갤러리 루안앤코, 디 언타이틀드 보이드, 서인갤러리, 피노크(Finork), 씨디에이(CDA) 등 7개 갤러리가 꾸리는 ‘성수 아트위크’도 진행된다.

이번 디파인 서울의 변화는 전시장 곳곳의 공간을 양태오 아티스틱 디렉터가 주제에 맞춰 꾸린다는 것이다. 정 이사는 “비엔날레나 미술관 전시와는 다르게 페어에서 주제를 내세우고 이를 총괄하는 디렉터가 있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지난해 주제관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너무 제한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행사 직후 받은 피드백 중 하나도 주제 부각의 미흡함이었다.

“주제를 미리 공유드리긴 하지만 전시자들은 자유입니다. 전시자들에게는 강제하지 않습니다. 이에 ‘단순함’이라는 키워드에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것이 아틀리에 오이를 비롯한 네 개의 특별전입니다. 더불어 양태오 디렉터가 입구, 출구, 이동 동선, 계단, 전시장 내 특정 공간들마다 그만의 방식, 해석대로 풀어내 꾸리죠. 말만 주제가 아니라 행사 전반에 어우러질 수 있도록 개선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첨부이미지 2) 디파인 서울 2024 아티스틱 디렉터 양태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함께 하는 ‘디파인 서울 2024’ 아티스틱 디렉터 양태오(사진제공=아트부산)

 

‘디파인 서울’은 10년을 훌쩍 넘긴 아트페어 ‘아트부산’에서 지난해 론칭한 어나더 브랜다. 아트부산과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디파인 서울’의 해외 진출에 대해 정 이사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페어나 비엔날레가 많아졌다고들 하지만 미술계는 언제나 그랬어요. 생겨나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며 고만고만했죠. 다만 체감상 많아졌다는 느낌이긴 합니다. 그건 아트페어나 비엔날레, 미술관 전시 등이 많아졌다기보다는 기존에 ‘아트’ 범주에 없던 패션, 브랜드 등 이종산업이 아트를 끌어들이거나 접목하면서 생겨난 현상 같습니다. 이 또한 좋은 현상이지만 너무 많아지고 ‘아트’라는 주제가 남발되면서 과부화되는 듯해요.”

이어 “경기 또한 좋다, 안좋다를 반복하지만 그건 저희가 어떻게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라며 “미술 관련된 행사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바쁘신 일상 중에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귀한 일이다. 올만한 이유를 만들어드리지 않으면 시간 내서 오시지도 않는 시대가 된 건 분명하다”고 부연했다.

 

“그래서 판매를 떠나 지난해 ‘디파인 서울’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하는 건 첫해인데도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셨다는 겁니다. 개최 지역이 성수다 보니 젊은이들이 많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지난해 관람객들을 보면 ‘아트부산’과 유사합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관람객들이 다녀가셨고 1억 이하의 작품들은 3, 40대, 그 이상은 5, 60대 컬렉터분들이 구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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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디파인 서울’ 주제전 전경(사진=브릿지경제DB, 허미선 기자)

 

그리곤 “한국에서는 강남, 서울 아니면 안된다고들 하지만 깨진 것처럼 ‘성수는 젊은이들이나 가는 데’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실 첫해 론칭을 하면서는 여기저기 성수동 일대를 옮겨 다녀야 했고 계단도 적지 않아서 저희도 가능할까 싶었어요. 그런데 60대 컬렉터 분들까지 힘들다시면서도 너무 재밌어 하셨죠. 이에 아이덴티티로 삼았던 것들은 유지하면서 너무 이동이 많지 않도록 에스팩토리와 3분 거리에 있는 번개장터 소유의 Y173으로 집결했죠. 이 두 공간만으로도 이미 지난해 보다 공간이 많이 넓어졌어요.”

정석호 이사는 “결국 오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없던 것, 재미있는 것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수많은 페어와 비엔날레, 브랜드와 아트 신의 콜라보레이션 등 미술 혹은 관련 행사 홍수 속 ‘디파인 서울’의 차별점이자 존재이유기도 하다.

“한번으로 끝이 아니라 지속가능하도록 핵심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시도하고 발전시키고 확장해 나가면서 ‘디파인 서울’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궁금증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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