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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 나고 편안하게" 베이비부머를 위한 집의 진화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더 넓게, 더 편안하게

입력 2014-09-1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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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도안신도시 ‘파렌하이트’의 전용면적 85㎡ 2Room아파트 평면도. 침실을 2개로 줄이는 대신 거실과 주방, 화장실을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제공=피데스개발)
“유니버설 디자인이 뜬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니어와 몸이 불편한 장애우 등의 주거 편의성을 높인 ‘유니버설 디자인 하우스’가 수요자는 물론 건설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 하우스는 ‘누구나 집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주거 편의성을 대폭 높여 설계한 집을 의미한다.

피데스개발은 최근 대전 도안신도시에서 885가구를 분양하며 방을 2개로 줄이는 대신 드레스룸과 거실, 주방을 대폭 확대한 전용면적 85㎡형을 선보여 1순위에서 마감을 이루는 대성공을 거뒀다. 유니버설 디자인 설계에 최근 주거 트렌드를 접목한 것이다.

이 회사의 김희정 R&D센터 소장은 “현지에서 시장조사를 벌인 결과 부부만 살고 있는 예비 청약자들이 많아 이들의 욕구에 맞춰 설계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부부 단둘이 살면서 청소도 힘들고, 관리비용도 많이 드는 대형 아파트에 살 필요가 없어지면서 방의 넓이와 개수를 줄이는 대신 드레스룸을 두고 거실·주방은 넓히려는 수요자 욕구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시니어들도 남의 시선과 사회적 지위를 의식하기 때문에 집을 줄이더라도 폼나게 줄이고 싶어한다. 너무 작은 집은 피하는 경향이 강해 85㎡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방의 크기와 개수, 주방과 거실의 구조를 수요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춰 변경할 수 있는 사례도 늘고 있다.

(주)신안은 지난 7월 위례신도시에서 ‘신안인스빌 아스트로’의 101㎡에 방 4개로 꾸민 기존 타이프 외에 방을 2개로 줄인 대신 거실을 넓게 꾸민 A형을 제시해 전 평형을 1순위에서 마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중장년층에게는 가변형 벽체를 이용해 거실과 충분한 수납공간이 특화되어 넓게 보이는 평면이 인기”라고 말했다.

사진 편집
대전 도안신도시 ‘파렌하이트’의 전용면적 85㎡ 2Room아파트. 위부터 거실, 주방, 침실(사진제공=피데스개발)


◇ “누구나 편안하게, 유니버셜 디자인”

정부도 유니버설 디자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달 ‘100세 시대’ 주택설계 기준을 만들기로 하고 민간에 설계용역을 의뢰했다.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고령자 등 주거약자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을 위한 주택 설계가 요구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주택은 출입문의 너비가 85㎝ 이상이어야 하고 출입문 손잡이는 레버형으로 잡기 쉽고 조작이 쉬운 것이어야 한다. 바닥은 원칙적으로 높낮이 차이가 없어야 하고 거실·욕실·침실에는 경비실 등으로 연결되는 비상연락장치가 별도로 설치되어야 한다.

민간업체가 시험 적용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정부의 ‘100세 시대’ 주택설계 기준보다 범위가 넓고 적극적이다.

버튼을 누르면 주방 위 선반이 내려오고, 문이 있어 욕조를 넘어 다니지 않아도 되며, 욕실의 거칠한 바닥 재질덕분에 미끄러지지 않는다. 어린이부터 거동이 불편한 노인까지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과 같이 급속히 고령화가 이뤄지는 나라에서는 실내 벽을 따라서 붙어있는 핸드레일과 변기나 욕조 주변의 손잡이 등 사용자 중심의 장치를 이미 적용하고 있다.

디자인 하우스는 한국에서도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대전의 ‘유니버설 디자인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나 2011년에 완료된 경기도의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 등과 같이 일부 시도되었으나 아직은 시장이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피데스개발의 김 R&D센터 소장은 이에 대해 “인간의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설계된 주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5~7년 후엔 일반 가정에서도 주거편의를 높이는 보조기구의 사용이 많아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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