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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짤한 수입에 내집마련 기회까지…'근린상가'

[근린상가 철저 해부 上] 은퇴 앞둔 중년들 경매시장 몰려

입력 2014-10-09 13:23

2012-24134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받고 있는 ‘근린상가’는 한 번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맹목적인 묻지마 투자는 피해야 한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근린상가.

 

 

30년 가까이 재직해 온 중견 무역업체에서 젊음을 바쳐 일해온 박수문(58) 상무. 박 상무는 내년 3월이면 회사를 떠나야 할 처지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는 것 자체가 막막하지만 낙담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수 개월 전부터 마땅한 투자거리를 물색 중이다.



박 상무는 나이 들어서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일 삼아, 수입 삼아’ 할 수 있는 투자거리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인 ‘근린상가’에 눈독을 들이고 발품을 팔고 있는 것. 그가 가장 눈 여겨 보고 있는 물건은 현재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경기 하남시 재래시장 인근에 위치한 지상 4층짜리 근린상가.

이 근린상가의 감정가는 10억여원. 하지만 두 번의 유찰로 최저입찰가는 4억7000여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박씨는 2억원의 대출을 끼고 이 상가에 5억3000만원에 입찰할 계획이다.

마침 같은 지역에 가격은 높지만 입지여건이 좋은 물건이 경매 중이어서 박씨가 군침을 흘리고 있는 상가에는 많은 입찰자가 몰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씨는 근린상가를 싸게 낙찰받아 주거문제도 해결하고, 임대료를 받으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썩거린다.

베이비붐 세대(1955~62년 출생자)의 은퇴가 가까워지며 퇴직 후 이들의 ‘월급’이 되어 줄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한 번의 목돈 투자로 연금형태로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매력은 노후를 걱정하는 이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도심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근린상가’는 베이비부머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 중 하나다. 다른 종류의 부동산에 비해 관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덕분이다.

근린생활시설이라고도 불리는 근린상가는 건물주가 상가의 꼭대기 층에 거주하며 나머지 공간을 점포 등으로 임대해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발품을 팔아 이미 조성돼 있는 상권 내의 물건을 취득할 수만 있다면 임차인을 구하기가 비교적 쉬워 안정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근린상가는 최대한 ‘싸게’ 구입해야 한다. 임대료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한정적이기에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물건을 얻어야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주요 낙찰가율

 

 

 

부동산경매전문 지지옥션의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근린상가 경매 낙찰율은 2010년 8월 22.03%에서 올해 8월에는 35.62%까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평균 응찰자 수 또한 2010년 1.92명에서 2014년 4.73명으로 대폭 올라간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위례·마곡 등 수도권 신도시 및 택지지구의 근린상가용지 청약이 과열현상을 빚으며 분양가가 치솟은 것도 투자자들이 근린상가 시장에 몰린 이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의 상가분양가는 지난 3·4분기 3.3㎡당 평균 2900만원대(1층 기준)를 나타내 전 분기의 2700여만원보다 오르는 등 올해 들어 상향 곡선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유망지역에 상가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은 너무 높은 분양가 탓에 수익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이 중심상업지역의 상가보다는 근린상가 등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수익률 하락이 우려되서다. 투자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수도권과 택지지구 중심상업지역의 상가는 입지가 좋은 반면 거품이 있을 수 있고, 상권 슬럼화 가능성이 있는 등 예측할 수 없는 투자 리스크가 크다”며 “근린상가나 단지내 상가 등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무리 안정적인 수익형 부동산이라도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은 분명히 있다.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가투자전문가인 신일진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특임교수는 “근린상가에 성공적인 투자를 하려면 기존에 상권이 형성돼 있는 곳의 물건을 충분한 조사 끝에 노려야 한다”고 말한다.

홍대 앞이나 천호동과 같은 서울의 대표적 로데오 거리들의 공통점은 패션·카페 골목이 들어서기 전 재래시장·요식업 등으로 이미 상권이 형성돼 있던 곳들이다. 40~50대가 주로 찾던 기존의 재래시장 등에 옷 가게와 커피전문점들이 하나 둘 들어서며 수요자들의 연령층이 대폭 낮아진 것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해당 지역의 특성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열이 높은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는 강남권 등 특성이 존재하는 지역을 면밀히 분석한 후 투자종목을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대표적인 사례로 목동 상권을 들었다. 로데오 거리를 조성하려 했으나 현재는 군데군데 입시학원과 커피전문점 등이 들어서 있는 등 상권 조성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목동은 지역 특성상 교육열이 높아 패션타운과 먹자골목을 필요로 하는 수요계층이 없었던 것이 실패 이유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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