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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보다 중요한 '빚테크'…대출이자 부담액 수익의 30% 이내로 조정을

[돈 워리 비 해피]고금리부터 정리…상환 기한 넘기면 이자 높아져 손해

입력 2014-10-20 13:33

재테크를 시작할 때 먼저 해야 할 일은 빚부터 갚는 것이다. 예금금리가 아무리 높은 상품에 가입해도 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경우는 없다. 따라서 예금으로 돈을 모아 빚을 상환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빚부터 상환해야 한다.

 

돈 모으는 것을 우리는 ‘재테크’라고 한다. 돈 모으는데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러나 빚 갚는 데는 기술이 아니라 소 같은 우직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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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한 고객이 금융업무를 보고 있다.(연합)

 

 

◇ 빚 갚는데도 순서가 있다



대출이 하나밖에 없다면 추가 빚을 내지 않고 차근차근 갚아 가면 된다. 그러나 대출받은 것이 많다면 그 순서를 정해야 한다.

빚을 청산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원칙은 금리가 높은 빚부터 갚는 것이다. 연 10%로 대출을 받은 것이 있고, 연 20%의 이자로 대출을 받은 것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동일하게 10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면 전자는 매년 100만원의 이자를 내야하고, 후자는 200만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 매년 100만원과 200만원이라는 생돈이 나간다면 무엇부터 갚아야 하는지는 불 보듯 당연하다. 기회비용이라는 점까지 감안할 때 당연히 더 많은 이자를 내는 대출부터 갚아야 하는 것이다.

금리가 똑같다면 상환기일이 가장 빠른 것부터 정리하자. 기한을 하루라도 놓칠 경우 일반 이자보다 몇 배나 더 비싼 이자를 물어야 한다. 또 빚을 상환했다는 심리적인 점도 무시할 수 없다.


◇ 레버리지 활용하면 빚이 돈 된다

모든 대출은 만기 때 모두 상환해야 하는 ‘빚’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빚은 재산을 갉아먹는다.

하지만 빚이 일방적으로 재산을 갉아먹기만 한다면 거액을 보유한 부자들은 빚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분명히 부자 중 많은 사람들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 빚을 내는 것은 꼭 돈이 없어서 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똑같이 대출이라는 형식을 갖고 있지만 그 성격에 있어서는 소모성 대출이 아닌 생산적 대출도 있다. 생산적 대출은 오히려 돈이 될 수도 있다.

빚이 돈이 될 수 있는 것은 레버리지(Leverage)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효과란 적은 자금의 투입으로 큰 자금을 운용해 그만큼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말한다.

똑같은 재산을 갖고 있는 고지식씨와 최현명씨는 각각 1억원짜리 자산에 투자해 2억원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무슨 일이 있어도 빚지고 살면 안 된다’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고지식씨는 1억원을 모두 자기 자산으로 투자를 했다. 반면 최현명씨는 자기 재산 중 5000만원만 투자하고 나머지 5000만원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

고지식씨와 최현명씨 모두 1억원을 2억원으로 만들었으니 두 사람의 수익률은 모두 100%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현명씨의 투자금은 1억원이 아니라 5000만원이다. 결국 빚을 얻어 투자한 최현명씨의 수익률은 100%가 아니라 400%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부족한 투자재원으로 활용되는 빚은 긍정적인 지렛대 효과를 만들어 재산증식에 도움을 준다. 부채의 레버리지 효과를 잘 이용하면 적은 돈으로 큰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창업자금 대출이나 주택구입자금 대출 등 생산적 대출은 미래의 수익이 창출될 수 있다는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대출이 있다면 무조건적으로 상환하려고만 할 필요는 없다.


◇ 대출이자 부담액 수입 30% 넘지 않도록

그러나 투자목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빚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투자목적으로 빚을 낼 때 꼭 고려해야 하는 것이 투자수익률이 대출이자율을 충분하게 상회하는가 여부다. 또한 빚의 규모가 스스로의 소득수준에 비추어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금융전문가들은 대출이자 부담액이 자기수입의 30%를 넘지 말 것을 권고한다. 월수입이 200만원이라면 월이자 부담액이 60만원 이내가 되도록 부채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소득수준에 맞춰 부채의 장단기 만기조정과 상환방법의 적합한 선택을 통해서 대출상환의 기간분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빚을 얻으면 빚이 있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함부로 돈을 쓰지 않게 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신차 구입이나 생활비 충당 등 소비를 위해서 빚을 내는 것은 저축을 하거나 재산을 불리는데 장애요인이 된다. 자칫 과소비까지 한다면 불어나는 대출원금과 이자부담은 개인을 빚 덩어리 늪에 빠지게 된다. 투자목적이 아닌 소비를 위한 빚은 피하는 것이 좋다.


◇ 대출 받아 주식투자 한다고?

“종자돈을 언제 만들어 부자되겠어”라며 종자돈 없이 ‘대박의 꿈’을 꾸면서 주식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런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로 대출이다.

은행에 예금을 하면서 돈을 모으는 것은 분명 ‘대박’과는 거리가 멀다. 정해진 이자 이상의 수입은 불가능하다. 특히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서는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다. 하지만 주위에서 2배, 10배 등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누구나 “나도 한번 해볼까”하는 욕심이 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전문가라는 증권사 펀드매니저가 직접 운용하는 펀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하는 것이 증권시장이다. 이처럼 전문가들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는 시장에서 정보와 매매타이밍 포착 능력이 떨어지는 개인투자자가 돈을 벌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와 다름없다. 열 번 투자해 여덟 번 수익을 내고 단 두 번만 실패를 했다 하더라도, 그 두 번의 실패로 여덟 번의 수익은 물론 원금까지도 모두 날릴 수 있는 것이 주식이다.

주식투자시 반드시 여윳돈으로 하라고 강조,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한다는 것은 ‘쪽박 인생’을 살겠다는 것과 동일한 말이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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