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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여성의 재테크… 주식보다 예금, 보험보다 평생 직업

입력 2015-02-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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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가 트렌드처럼 자리 잡은 시대다.



과거 결혼은 개인의 생애주기 안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 정도로 큰 이벤트였지만 이제는 결혼을 자신의 선택사항 안에서 제외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시대에 잠깐 반짝이는 트렌드라고 보기에는 그 숫자가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부처에서 1인 가구에 세금을 매기는 ‘싱글세’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이 이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여성의 1인 가구 비중이 2000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 흔히 결혼 적령기를 넘은 여성을 ‘골드미스’라고 지칭했지만 이제는 ‘결혼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적극적인 의미의 ‘비혼(非婚)’으로 부른다. 서울시 ‘통계로 본 서울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주 혼인연령인 25~39세 여성 중 결혼을 하지 않은(비혼) 비율은 1990년 19.7%에서 2010년 48.3%로 증가했다.

사회의 주류로 자리하기까지 멀지 않았지만 1인 가구, 특히 비혼 여성들은 재정적 불안감, 롤모델 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저금통
◇ “날 부양할 사람은 나뿐”…원금보장이 최우선


비혼 여성은 부양가족이 없어 재정관리가 상대적으로 쉬울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여성 혼자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혼자들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경제교육협동조합 푸른살림의 김미정 센터장은 비혼 여성의 재정관리는 “안정성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김 센터장은 “원금비보장 금융상품보다는 안전하고 규칙적인 은행예금을 추천한다”며 “많이 모으기를 생각하기보다 규칙적으로 자금을 쌓는 방법이 먼저라는 점에서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이자율보다는 안정성을 따지라”고 조언했다.

예금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점은 자신의 소비여력을 파악하는 일. 가장 간단한 부분이지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한 달 소비예산표를 만들어 자신이 어디에 돈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앞으로 돈을 어디에 사용할지를 살핀 뒤 계획적인 소비생활을 해야 한다.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은 비혼 여성들에게 또 다른 재테크 방법이다. 신용카드는 안정성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에 언제든 빚에 떠안길 위험성이 있다.

정년 이후의 삶을 꾸려가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김 센터장은 “보험에 들기보다 늙어서도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어떻게 노후준비를 할까보다는 60세 이후에는 무슨 일을 하며 먹고 살까를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타인에게 내가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나의 쓸모와 용도를 찾아서 연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그리다협동조합 등 여성공동체 가입할 만

외롭지 않게 혹은 자신의 쓸모를 찾기 위해서라도 비혼 여성에게 네트워킹은 중요한 재테크 중 하나다.

지난해 1월 발족한 그리다협동조합은 1인 여성가구의 네트워크 형성과 경제적 자립, 심리적 충전 등을 위한 교육과 상담 등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리다협동조합은 비혼 여성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홍대에 ‘어슬렁정거장’이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다협동조합 상근직원이자 어슬렁정거장을 운영하는 여진씨는 “1인 여성가구가 생활 측면에서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카페 형식으로 어슬렁 정거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에서는 실제로 그리다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관련된 정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중 ‘어슬렁쉐어링’은 비혼 여성의 재능 공유활동으로 비혼 여성 네트워킹은 물론 새로운 경제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게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여진씨는 “어린이들에게 발레를 가르치는 한 여성은 성인들이 집에서도 의자를 이용해 쉽게 할 수 있는 발레를 개발해 재능 공유활동을 했고 호응을 많이 얻었다”며 “어슬렁쉐어링을 통해 비혼 여성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높여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어슬렁정거장은 ‘자기성장 상담연구소’라는 프로그램으로 자기이해, 가족문제, 정서적 어려움, 성문제 등을 고민할 수 있는 상담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MBTI, 애니어그램 등 진단 과정은 물론 자기성장 프로그램, 잠재적 개발 프로그램 등의 나를 찾는 교육도 진행한다.

여진씨는 “1월에는 사주명리학을 이용해 나는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아카데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최근에는 비혼 여성을 위한 잡지인 ‘1인용 행복’을 제작해 비혼 여성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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