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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고수가 '돈 불리는 재미' 깨우친 나이 고작 11세

입력 2015-03-03 09:00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방송인 현영은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닮은 구석이 하나 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버핏은 세계 최대 자산가다. 현영은 전문가도 놀랄 만한 금융지식을 쌓아 재테크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열한 살에 돈 만지는 재미를 깨우친 ‘낭랑 11세’였다는 것이다.



“작은 돈을 아껴야 큰 돈을 번다”고 말하는 버핏은 11살 때 용돈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현영은 11살부터 용돈기입장을 쓰며 ‘체면보다 실속이 우선, 성실하게 돈을 벌어 정직하게 모아야지’라는 신념을 갖게 됐다.

즉 돈에 대해 나름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10살 무렵부터 깨우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사장님 워런 버핏

 

Berkshire Hathaway Stock
“난 키가 요만했던 열한 살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했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사진제공=AP통신)


버핏은 11살에 처음 주식을 샀다. ‘시티즈서비스’라는 회사 주식을 1주당 37달러에, 누나와 3주씩 샀다. 이 주가가 28달러까지 떨어지자 버핏과 그의 누나는 초조해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주가가 40달러로 오르자 또 돈을 잃을까 두려워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이 주식은 나중에 200달러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버핏은 이 경험에서 교훈을 깨닫고 후에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부리고, 남들이 욕심 낼 때 두려워하라”는 명언을 남긴다.

버핏은 어렸을 때부터 ‘사장님’이었다. 

 

그는 할아버지 가게에서 코카콜라 6개 들이 한 상자를 25센트에 산 뒤 개당 5센트씩 받고 콜라를 팔았다. 

 

친구와 함께 중고 핀볼기계를 이발소에 설치해 돈을 벌기도 했다. 어른들이 이를 두고 아이들 장난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게 ‘윌슨 동전 기계 주식회사’라는 회사 이름도 내걸었다. 

 

경마장에서는 우승 경주마를 예측해 ‘마구간지기 소년의 선택’이라는 정보지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버핏은 학창 시절 용돈을 벌기 위해 신문 배달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독자의 계약 기간을 알아뒀다가 그 기간이 끝날 때쯤 다른 잡지 구독을 권해 배달 부수를 유지했다.

이 같은 노력에 보상이라도 받듯 버핏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6000달러를 손에 쥐게 됐다.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친구들과 골프공을 주워다 파는 등 실생활에서 경제 감각을 익혔기 때문이다. 돈을 벌면 차곡차곡 저축하고 아무도 못 만지게 했다는 데서 돈에 대한 그의 애착을 느낄 수 있다.


◇버리기보다 챙기는 데 익숙한 현영
 


현영의재테크다이어리
열한 살부터 용돈기입장을 쓴 재테크의 여왕 현영의 책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

 

현영은 검소하게 아껴 쓰는 ‘소금 가족’ 습관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의 언니는 어린 현영의 좋은 본보기였다. 

 

11살 현영은 고등학생인 언니를 따라 숫자일기를 썼다. 바로 용돈기입장이다. 그 시절을 회상한 현영은 “모든 재테크는 내 상황을 아는 데서 시작한다”며 “어디에 얼마나 돈을 썼고 얼마를 저축했는지 알아야 부자 되는 첫걸음을 뗄 수 있는 법”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자신의 재테크 비법을 담은 책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에서 몽당연필을 버렸다가 엄마에게 혼났던 기억을 소개했다. 밥 먹다가 밥풀 하나 흘려도 “농부 아저씨가 이 밥풀 하나를 만들기까지”로 시작하는 엄마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어린 시절 이런 습관 때문인지 지금도 현영은 물건을 버리는 것보다 챙기는 데 더 익숙하다. 그는 돈이나 물건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야말로 재테크의 필수요소라고 강조한다. 그래야 낭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영은 아버지에게서 보통 은행과 저축은행의 차이를 배웠다. 

 

심부름하러 집에서 먼 저축은행까지 가야 하는 현영이 투덜대자 그의 아버지는 “상호저축은행은 이자를 더 많이 준다”며 “한두 달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길게 보면 금액 차이가 꽤 난다”고 설명했다.

언제나 돈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여기를 주목하자. 

 

한 달 용돈 3만원이 늘 부족하다고 느꼈던 현영은 엄마 말을 듣고 ‘용돈 쪼개 쓰기’를 시작했다. 

 

3만원을 4주로 나눠 1주치 돈만 갖고 다니고, 1주치 돈을 빨리 써버리더라도 다음 주에 쓸 돈은 절대 손대지 않았다. 

 

그러자 용돈이 남아 적금까지 붓게 되는 이상한(?) 사태가 일어났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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