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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기통수를 줄여라! 친환경 바람 타고 기술 경쟁 돌입

입력 2015-03-23 15:43

현대자동차와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기통수’ 전쟁에 돌입했다.

 

그동안 연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엔진 배기량을 줄여왔던 완성차 업체들이 이제는 아예 엔진 실린더 갯수를 줄여 적극적으로 배기량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독일의 폭스바겐 등은 3기통 엔진을 소형차에서 중형차로 확대할 예정인 가운데 현대차와 일본의 도요타는 추격에 나섰다.

 

 

현대차 쏘나타 엔진룸
현대차 LF쏘나타의 엔진룸의 내부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배기가스 감축과 연비 향상을 위해 연료직분사와 터보차저 기술 개발에 열을 올렸던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이제는 엔진 실린더를 줄이기 위한 기술 경쟁에 돌입하면서 갯수를 최대한 줄인 ‘3기통 엔진’이 새로운 친환경차 신 기술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기통수가 줄면 승차감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으나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하게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실제 미국의 자동차 시장 전문 조사 기관인 ‘워즈오토모티브’는 3기통 엔진은 아직 소형차 위주로 적용되고 있지만 수요가 급증해 2014년 점유율 9.6%에서 2022년에는 16.1%로 두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4기통 엔진은 2014년 74.2%에서 2022년 3.7% 포인트 감소한 70.5%로 줄어들고 6기통 엔진도 같은 기간 1.6%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워즈오토모티브는 “현재 3기통 엔진은 전체 차량 중 소형차에 56.8%가 탑재되고 있지만 점차 SUV(스포츠형다목적차량)와 중형차에도 3기통 엔진이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이미 3기통 엔진의 점유율이 68.1%가 넘어 자동차 업체들간 기통수 전쟁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다.

지난해 3기통 디젤 엔진을 적용한 ‘폴로’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며 주목받은 폭스바겐은 이미 SUV ‘Q3’에 3기통 엔진을 적용한 상태로 중형차급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폭스바겐 산하의 아우디 역시 소형차 ‘A1’을 시작으로 3기통 엔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여라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겠지만 3기통을 확대하는 것은 그만큼 엔진 기술을 입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BMW는 국내 판매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2016년 독일에 출시할 예정인 중형급 세단 신형 5시리즈에 150마력을 발휘하는 3기통 디젤 엔진을 적용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3기통 엔진 개발에 나섰다.

프랑스 국적의 푸조는 ‘푸조 308’ 등 중형 이상에서 사용할 3기통 엔진 개발을 위해 약 1억7500만 유로를 투입했고 볼보는 차세대 엔진으로 180마력을 발휘하는 3기통 엔진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심지어 르노닛산은 지난해 2기통 엔진을 선보였고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도 3기통 엔진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포드는 이미 3기통 엔진으로 정평이 나있다. 포드의 3기통 디젤 엔진인 ‘에코부스터’는 영국의 유력 자동차 전문지인 ‘엔진테크놀로지 인터내셔널’에서 3년 연속 ‘올해의 엔진’으로 선정되는 등 이미 기술력을 입증받고 전 모델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올해에는 중형 세단 ‘몬데오’에도 탑재된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3기통 엔진 개발에 대해서는 경쟁사에 비해 소극적이지만 기통수 줄이기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에 판매하는 해치백 모델인 ‘씨드’에 3기통 디젤 엔진을 적용하기 시작한데 이어 최근에는 가솔린 6기통 엔진이었던 그랜저에 디젤 4기통 엔진을 적용했다. 현대차는 3기통 엔진을 중형차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 보다는 기존 4기통 엔진을 개량해 6기통엔지를 대체하는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소음과 진동면에서 4기통 엔진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도요타 역시 기존 V형 6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캠리에 터보차저를 적용한 4기통 엔진을 적용할 예정이지만 3기통 엔진 계발 계획은 수립하지 않고 있다. 도요타는 오히려 4기통 엔진을 전 모델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진 실린더를 줄이면 연비와 배출가스는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 진동과 소음이 심해지고 출력도 낮아 과거 주로 경차에 사용돼 왔다”며 “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이러한 단점을 줄이기 위해 막대한 기술개발 비용을 투자하면서 3기통 엔진이 폭넓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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