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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가계·자녀 책임지는 40대 슈퍼맘… "지출부터 잡아라"

[따져봅시다 맞춤재무설계] 40대 슈퍼맘, 이쪽저쪽 출장 탓 들쭉날쭉 수입

입력 2015-04-07 09:00

주부 김모(44)씨는 남편이 가장으로서 역할을 포기한 지 오래다.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가계에 짐이 되지 않을 뿐이지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남편 나이는 이미 50을 넘겨 예전만큼 사업에 대한 열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상황이 더 나아지길 바라기 보다는 본인만이라도 알뜰하게 잘 챙기기로 했다. 그렇게 직장생활을 한지도 10여년이 지났지만 살림살이가 팍팍한 것은 여전하다. 

 

김씨의 중학생, 고등학생이 된 두 딸은 이미 나름의 진로를 정해 교육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일반 사무직이 아니어서 정년 없이 원하는 만큼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국을 다녀야 하는 만큼 건강에 대한 부담이 크다. 남은 소득기간에 내 노후라도 제대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우연히 도서관에서 읽은 재테크 책 한 권이 상담으로 이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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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순환에서 선순환으로



김씨의 경우 기본 급여는 일정하지만 전국을 다니기 때문에 교통비와 일비가 지원된다. 지원금은 일을 한 만큼 변동되기 때문에 매월 수입 변동이 심하다. 3월 한달은 거의 휴식기간이어서 기본 급여만 제공됐다. 이런 들쭉날쭉한 상황에서는 돈 관리가 쉽지가 않다. 매달 정기적으로 적금을 붓고 있지만 만기다 돼서 찾으면 다시 예금이나 목돈으로 운영을 못 하고 지출로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몇 년간 자산이 정체됐다.

김씨의 경우 저축을 많이 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출이 통제가 된 상태에서 저축이 이루어져야 지속적인 저축과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김씨 가계는 현재 마이너스다. 지출에 대한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대략 짐작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마이너스의 폭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김씨 스스로는 저축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출도 많기 때문에 모아진 목돈을 다시 저축할 수 없다. 즉 저축률이 30%가 되기는 하지만 미파악 지출이 10%이기 때문에 실질 저축률은 20%가 되는 것이다. 차라리 저축을 덜 하더라도 지출을 제대로 파악해서 선순환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평소 여행을 다닐 여유가 없어 지방으로 출장 갈 때마다 틈틈이 그 지역을 둘러보는 경우가 잦다. 때문에 별도의 여가활용통장을 만들어 생활비와 섞이지 않게 별도로 기준을 정하는 것이 좋다.

한 달에 쓰는 액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면 명절이 끼지 않은 평달을 기준으로 3개월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금액을 평균해서 그만큼만 생활비통장에 넣어두고 사용하도록 하자.

이때 주의할 점은 한 번에 한 달 생활비를 전부 이체하면 처음에 부담 없이 쓰다가 월급을 며칠 남겨두고 거의 바닥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다시 신용카드의 유혹에 이끌릴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이체하지 말고 10일 간격으로 3번에 나누면 조절이 수월해진다.


◇보험 의료실비는 기본일 뿐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고 아파서 병원을 간 적이 없더라도 현재의 보험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가계 형편상 최소한으로 가입했지만 오히려 자녀 보험료가 엄마, 아빠 보험료보다 더 많은 아이러니 한 상황이다. 두 부부는 실손보험 위주로, 자녀는 보장을 최대로 했기 때문이긴 하지만 자녀 보험에서 부가적인 부분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

실손보험 위주로 가입된 김씨와 남편 보장은 나이를 고려해 주요 질병과 상해에 대해서는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 실손보험으로 병원비에 대한 부담은 덜 수 있지만 주요 질병과 상해로 인한 장애는 퇴원 이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갱신형으로 10년 납입을 설계하면 보험료가 너무 비싸고 20년 납입으로 하면 향후 소득기간을 고려할 때 맞지가 않을뿐더러 보험료가 부담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갱신형으로 보완하되 보험료를 줄인 만큼 저축을 더 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다.


◇가늠이 되지 않는 노후준비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얼마를 준비해야 하는가이다. 재테크 서적이나 관련 기사를 보면 소득의 10%선이 적정하다고 하지만 최근 어떤 기사에서는 20%까지도 평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후는 길게 준비해야 하는 만큼 현재 기준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최소 10년은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해야 한다. 부담되지 않는 수준에서 준비하려면 추가납입이 아주 유용하다.

여전히 금융소비자들은 추가납입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연금이나 장기저축성보험을 판매할 때는 추가납입에 대한 설명을 해줘야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적만 생각하지 말고 소비자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앞서 김씨는 정년이 따로 없고 일을 오래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에 노후 준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그럼에도 기준점은 필요하다. 김씨가 해당되는 1969년 이후에 출생한 사람들은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를 기준으로 준비해야 할 자금을 시뮬레이션 해보도록 한다.

계산하기에 앞서 노후에 필요할 생활비를 먼저 고려해봐야 한다. 이 부분은 개인차이가 있기 때문에 통계적인 생활비 수준은 참고로 하고 각자가 원하는 생활비 수준에서 계산해야 한다.

김씨는 필요한 생활비로 매월 100만원을 생각하고 있다. 국민연금 홈페이지에서 내 연금을 조회해 보니 예상 연금 수령액이 52만원이다. 부족한 생활비 48만원을 준비하면 되는 데 이 금액은 현재 기준이지 국민연금을 받는 65세 시점으로 물가 상승률 2%를 적용하면 73만원이 된다.

10년 납입으로 변액연금을 설계해보면 72만원이 산출된다. 노후가 불안하다고 해서 이 금액을 따르면 소득변화가 생길 때 유지가 어렵다. 추가납입은 납입금액의 2배까지 가능하므로 최소 금액은 3분의 1 수준인 24만원으로 시작하고 여유가 되면 추가납입을 활용하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후자산을 유지할 수 있다.


강성갑 희망재무설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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