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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앤더슨 실바 vs 마이클 비스핑 ‘진한 남자의 싸움과 눈물’

입력 2016-02-2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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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실바(사진출처=UFC 공식 홈페이지)

‘UFC 전설’ 앤더슨 실바(40,브라질)가 노장 투혼을 불살랐지만 마이클 비스핑(36,영국)의 끈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앤더슨 실바는 28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84 미들급 메인이벤트에서 마이클 비스핑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47-48, 47-48, 47-48) 했다.

이날 패배로 실바도 세월 앞에 장사 없음을 드러냈다. 지난 7년간 미들급 10차 방어(16연승)에 성공했지만 이제는 ‘저무는 해’가 됐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실바는 이미 2013년 크리스 와이드먼(미국)과의 2연전에서 내리 지면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2차전에서는 정강이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이후 재활 훈련 끝에 지난해 2월 옥타곤에 다시 섰다. 닉 디아즈(미국)에 판정승을 거뒀지만 도핑테스트서 양성반응이 나와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실바는 올해 자격정지가 풀렸고 비스핑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노렸으나 판정패했다. 나이를 고려하면 다음 기회가 주어질지 미지수다.

반면, 비스핑은 ‘UFC 전설’ 실바를 잡으면서 미들급 타이틀전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비스핑은 최근 3연승과 함께 영국에서 17승 무패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날 경기는 비스핑의 끈질김과 실바의 노련미로 요약된다. 비스핑은 계속 전진스텝을 밟으며 실바를 괴롭혔다. 실바는 다가오는 비스핑에 카운터를 날리며 반격했다. 어그레시브(공격적인) 측면에서 비스핑이 심판에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비스핑은 1라운드부터 탐색 없이 파이팅을 외쳤다. 우직하게 전진하며 실바를 몰아붙였다. 결국, 1라운드 막판, 비스핑의 펀치에 실바가 맞고 비틀거렸다.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1라운드서 승패가 갈렸을 가능성이 컸다.

2라운드도 비스핑이 우세했다. 비스핑의 왼손 훅이 실바의 안면에 얹혔다. 실바는 옥타곤 바닥에 누웠고 비스핑이 추가 파운딩을 퍼부었다. 3라운드는 실바가 가져갔다. 실바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비스핑의 패기를 잠재웠다. 탁월한 복싱 기술과 프론트킥, 팔꿈치 공격을 섞어가며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특히 난타전 과정에서 비스핑의 마우스피스가 빠졌다. 비스핑은 허브 딘 주심에게 이를 알리려다가 실바에 플라잉 니킥을 맞고 쓰러졌다. 이와 동시에 3라운드 종료 휘슬이 울렸고 주심이 급하게 둘 사이를 말렸다.

실바는 KO승인 줄 착각하고 옥타곤 상단에 올라가 승리 세리머니를 펼쳤다. 비스핑은 안면에 출혈이 발생해 경기양상이 바뀌었다.

4,5라운드는 실바가 우세했다. 비스핑은 3라운드 후유증으로 시야가 흐려졌다. 출혈이 멈추지 않아 정확한 타격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비스핑은 계속 전진스텝을 밟았고 실바는 다가오는 비스핑에 카운터펀치를 적중시켰다. 5라운드 막판 비스핑이 실바의 허리춤을 잡고 테이크다운읗 시도했다.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비스핑의 끈질김이 묻어났다.

결국 판정으로 갔고 심판은 공격적인 성향과 홈 어드밴티지를 더해 비스핑의 손을 들어줬다.

경기 후 두 선수는 진한 포옹을 하며 서로에 존경심을 드러냈다.

비스핑은 눈시울을 붉히며 성원해 준 홈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영국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도 영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실바에게도 고개 숙여 존경을 표했다. 비스핑은 “오늘 실바와 싸웠지만 그는 나의 우상이다. 종합격투기에 입문하기 전 그의 경기를 보면서 모든 것을 닮고 싶었다. 다시 한 번 존경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실바도 화답했다. 비스핑 앞에서 무릎 꿇고 승자에 경의를 표했다. 나이를 고려하면 은퇴 의사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그러나 실바는 앞서 “영광 재현할 때까지 은퇴는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약물 오명을 씻기 위해 실바는 옥타곤에서 죽는 한이 있어도 다시 링에 오를 심산이다.

진한 남자의 싸움과 눈물, 실바와 비스핑의 명승부에 세계 격투기 팬들은 아직도 젖어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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