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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승무원들, 왜 외국호텔에서까지 성희롱을 당해야 할까

입력 2016-03-07 17:48


2016-03-07 17;22;53
라스베가스 호텔 로비에서 모 항공 여 승무원들을 비아냥 거리며 그녀들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있는 미국인들의 모습. (출처=블라인드)

모 항공 국제선 여 승무원들이 라스베가스에서 머무는 호텔이 기대에 못 미치는 곳으로 바뀌면서 ‘승무원 안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



5일 한 익명의 사이트에는 ‘LAS에서 객실 단체 성추행 당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랐다. 이 글에 따르면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비행을 마친 승무원들이 호텔에 들어서자 미국인들이 그녀들을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이를 테면 “I see booty(booty:여자의 엉덩이를 뜻하는 비속어)”,“Damn it’s a F**king HOE train(HOE:창녀를 뜻하는 비속어)”라는 말을 내뱉었다. 풀이하면 “저 여자 엉덩이 좀 봐”, “완전 창녀들의 열차네”라는 뜻이다.

그들은 여 승무원들을 배경으로 인증샷이라도 남기려는 듯 사진까지 찍어 보는 이들의 불쾌감을 자아냈다고 한다.

이 글을 게재한 이는 “호텔이 얼마나 저급하면 호텔 로비에서 이런 말까지 들어야 하느냐”며 “얼마나 돈을 아끼려고 호텔을 바꿨는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사고가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글이 게재되자 서비스가 생명인 항공사에서 서비스의 중심인 승무원 복지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데, 항공사 측이 해외에서 그들의 안전을 온전히 책임질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모 항공 승무원도 “원래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갑자기 왜 그런 호텔에 묵게 하는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승무원들이 휴식공간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거나,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면 비행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결국은 그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의 몫이 된다는 점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모 항공 측은 “바뀐 호텔이 오래된 것이기는 했지만 승무원들이 묵는 방 자체는 오히려 더 좋다”며 “호텔을 선정할 때 청결도, 편의도, 공항과의 접근성 등을 두루 따지게 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객실 확보의 안정성”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사 측은 “직접적으로 불만사항이 접수된 사안이 아니므로 해당 내용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본지는 모 항공 측에 라스베가스 호텔 비용과 관련한 근거 자료를 요청했지만 ‘내부문서’라는 이유로 받아볼 수 없었다.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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