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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안 좋아도 갑? UFC 괴짜 디아즈 형제

입력 2017-02-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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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디아즈.(사진출처=UFC 공식홈페이지)

최근 UFC에는 맥그리거 부작용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챔피언이 된 후 방어전보다는 돈이 되는 이벤트 매치업을 찾아다니는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를 따라하는 선수들이 늘어난 것을 비꼬는 말이다. 

최근 챔피언에 오른 선수들은 하나같이 맥그리거를 흉내내며 빈축을 사고 있다. 

마이클 비스핑(37,영국), 타이론 우들리(35,미국) 등이 대표적이다. 에디 알바레즈(32,미국) 역시 1차 방어전을 맥그리거와의 이벤트 매치업으로 하다가 쓴맛을 봤다. 

프로선수에게 돈도 중요하지만 챔피언으로서의 명예와 상위 랭커들과의 공정한 상생도 중요하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안타깝기 그지없다. 

비스핑은 루크 락홀드(31,미국)의 방심과 맞물려 럭키 펀치가 터지며 깜짝 챔피언에 올랐다. 락홀드는 물론 크리스 와이드먼, 호나우두 소우자, 요엘 로메로, 게가드 무사시, 비토 벨포트 등 누구를 언급해도 비스핑보다 전력에서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비스핑은 파이터로서 자신의 명예에 집중하고 가치를 인정받기위한 노력하기보다는 이벤트 매치업만 기웃거리며 팬들을 눈살 찌푸리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첫 대결을 은퇴를 목적에 둔 ‘할아버지 파이터’ 댄 헨더슨과 벌여 고전 끝에 승리한 그는 다음 대결 역시 은퇴한지 한참 된 아래 체급 챔피언출신 조르주 생 피에르와 하고 싶다고 말하며 동체급 랭커들을 황당하게 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노장, 공백 기간이 긴 아래체급 강자를 지목하며 ‘역시 비스핑이다’는 말을 듣는 분위기다. 

명예보다 돈에만 집중한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일견 이해가 되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UFC는 선수 사이의 파이터머니 폭이 매우 큰 편이다. 경기를 많이 뛴다고 많은 수익을 올리는 시스템은 아니다. 챔피언만 되면 이벤트 매치업을 갈망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부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런 점에서 '형제 파이터' 닉 디아즈(34,미국)-네이트 디아즈(32,미국)는 UFC에서 매우 보기 드문 행보를 이어가는 케이스다. 기량은 나쁘지 않지만 챔피언을 노릴 정도는 아니고, 최근 성적 역시 좋지 않은 편임에도 자신들 입맛에 맞는 경기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좀비 형제’로도 불리는 이들의 파이팅 스타일은 단순하기 그지없다. 긴 리치를 살려 중장거리에서 계속 주먹을 휘두르며 전진하는 단순한 패턴은 좀비 복싱으로 불린다. 난타전도 서슴지 않고 쉴 새 없이 펀치를 내지른다. 정교한 복싱 테크닉도, 무시무시한 한 방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디아즈 형제와 맞서는 상대 선수들은 매우 부담스럽다. 반격을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거듭하며 앞으로 밀고 들어오는 전법은 리듬을 깨뜨리고 경기가 거듭될수록 질리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맞추는 재주가 뛰어나고 맷집 또한 좋아 치고받는 경기가 지속되면 대부분 밀리는 것은 상대 선수다. 경기 내용을 떠나 팬들 입장에서는 경기가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닉 디아즈가 최근 5년 동안 가진 경기는 불과 3경기다. 카를로스 콘딧, 조르주 생 피에르, 앤더슨 실바 등 거물급하고만 붙어 2패 1무효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여유만만하다. 자신이 원하는 경기가 아니면 절대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는 태도다. 

동생 네이트 역시 마찬가지다. 형만큼은 아니지만 그도 많은 경기를 치르는 스타일은 아니다. 최근 맥그리거와의 2연전을 통해 많은 수익을 올렸다. 특유의 악동캐릭터를 앞세워 누구나 붙고 싶어 하는 맥그리거와 2차례나 경기를 가졌다. 네이트는 한 번 더 붙어도 좋다며 여유만만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보여준 것과 위치에 비해 발언권이 강하고 당당하기 그지없는 디아즈 형제, 그들의 뻔뻔함(?) 뒤에는 UFC 시스템의 어두운 부분이 함께 하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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