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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반도체굴기 수족 자르는 美…막바지 반도체 수입 박차 中

입력 2020-09-08 15:28
신문게재 2020-09-09 16면

Trump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굴기(堀起) 수족을 자르려 하고 있다.



미국의 서슬 퍼런 제재 칼날은 하드웨어부문의 화웨이와 소프트웨어부문 틱톡을 거쳐 이젠 반도체로 이동 중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고율관세 뿐만 아니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강공 일변도의 움직임이다.

반도체 강국의 기치를 높이려던 중국은 반도체 조달망이 끊기기 전에 수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업계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미중 대립의 결과로 중국 반도체 굴기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굴기는 이제 미중 분쟁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시장점유율은 대만 TSMC가 53.9% 점유율로 1위, 삼성전자(17.4%)가 2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 대만 UMC가 각각 7% 점유율로 공동 3위다. 중국 반도체굴기의 핵심 플레이어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는 점유율이 4.5%다. 중국이 스마트폰과 PC 생산 등에 소비하는 반도체는 전세계 20% 이상을 차지한다. 필요한 반도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다.

화웨이가 미 제재로 반도체 조달망이 차단되자 중국은 자국의 반도체 대표업체 SMIC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적극 육성에 나서고 있었다. SMIC는 화웨이의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생산해 왔다. 그런데 이제 미국이 SMIC 마저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SMIC 제재를 우려해 회사 주가는 7일 홍콩증시에서 장중 한때 20%나 급락했다. SMIC가 실제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면 미국 기술을 사용한 기업은 SMIC와 거래시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중국 반도체굴기는 수족이 다 잘리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아가 고율관세와 디커플링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의존도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해온 것처럼 미국을 뜯어먹은 나라는 어디에도 없었다”며 “중국은 우리가 준 돈을 군사력 강화에 쓰고 있다. 따라서 ‘디커플’(decouple)은 흥미로운 단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과 거래하지 않으면 수십억 달러가 굳을 것이고 그걸 디커플링이라고 한다”면서 “그들은 우리 돈을 가져가고 항공기, 선박, 로켓, 미사일 만드는데 쓴다. 조 바이든이 그들의 노리개가 돼 왔다”고 주장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중 대립은 더욱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의 본격적인 제재를 앞두고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은 사상 최다를 경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가 중국 해관총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집적회로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한 311억 달러(약 36조9188억원)였다. 월간 기준으로 사상 두 번째 규모다. 수량 측면에서도 지난 7월 469억 개로 사상 최다를 기록한데 이어 8월에도 442억 개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주요 수입국인 대만으로부터의 수입액은 8월에 20% 증가한 186억 달러(약 22조800억6천만원)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화웨이가 미국의 금수조치 강화를 앞두고 막바지 조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일본과 대만의 부품 조달처에 “9월 중순까지 주문한 부품을 납품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 상무부는 9월 15일부터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반도체 제조사가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못하게 사실상 차단하는 제재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SMIC 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 반도체 기업도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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