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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은 없고 업계때리기’ 日스가 내각…빠른 성과집착 노림수는?

“이미 실탄 소진”…구체적 대책 無 지적

입력 2020-09-20 14:21
신문게재 2020-09-21 16면

임시국회 개회식에 참석하는 스가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신임 총리가 지난 17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임시국회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가 총리에 등극하며 새롭게 출범한 일본 내각이 큰 그림을 내놓기 보다는 출범 직후 특정 업계때리기에 나서는 이례적인 행보로 이목을 끌고 있다.



스가 내각 출범 후 첫 번째로 나온 정책이 자국의 업계때리기로, ‘1년짜리 징검다리 정권’이라는 관측 속에서 사실상 장기 집권 기반을 노린 조바심이 엿보인다는 지적이 현지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다.

20일 요미우리(讀賣)신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취임 첫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제공받아 휴대전화 대기업 3사가 시장의 9할을 차지하는 과점 상태를 여러 해에 걸쳐 유지하고 세계적으로도 높은 요금으로 20%나 되는 영업이익을 계속 올리고 있다”며, 국민의 감각과 동떨어진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스가 총리는 취임 직후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총무상도 관저로 불러 휴대전화 요금 인하 방안을 적극 검토하도록 지시를 내리며 통신료 대폭 인하 추진을 예고했다.

스가 총리가 이처럼 통신업계 때리기에 나선 것은 그의 출신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2006∼2007년 전파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총무상으로 재임하며 이통업계의 과점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관방장관 시절인 2018년 8월에는 주요 이통업계가 높은 이익률을 내고 있다며 “40% 정도는 내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취임 첫날 칸막이 행정을 타파하라는 지시도 내렸으나, 담당 관료가 급하게 ‘행정개혁 투서함’을 열었다가 제대로 소화도 하지 못하고 하루 만에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스가 총리는 불임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도 신속한 검토를 지시하는 등 그동안 관가에서 볼 수 없었던 속도전을 펼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요미우리는 “가능한 빨리 가시적인 성과를 올려 자신이 목표로 하는 ‘최고의 일꾼 내각’을 부각시키려는 노림수”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총무성 한 간부는 “이미 실탄을 다 소진했다. 머리를 더 짜내야 한다”며 구체적인 대책은 없음을 지적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와는 과거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 위안부 동원 강제성을 기술한 것을 문제 삼을 때부터 동료의식을 느껴왔음을 소개해 주목을 끌었다. 아베는 스가 총리가 “남을 위해 땀 흘리는 것에 꺼림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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