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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백악관 집단감염 사태…트럼프 확진發 막판 변수에 숨죽인 금융시장

입력 2020-10-04 15:05
신문게재 2020-10-05 16면

미국 대법관 지명식 참석자 줄줄이 코로나19 감염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연단 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에이미 코니 배럿(연단 위 왼쪽)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행사가 열리고 있다. 당시 참석자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톰 틸리스 상원의원, 마이크 리 상원의원, 배럿 후보자 모교인 노트르담대의 존 젠킨스 총장 등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AP=연합)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한달 남은 시점에 올해 74세 고령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입원 치료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인 톰 틸리스(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 의원, 마이크 리(공화당·유타) 의원, 배럿 후보자 모교인 노터데임대 존 젠킨스 총장, 크리스티 전 주지사와 콘웨이 전 선임고문 등 최측근들이 줄줄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미 정계의 심장인 백악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확진발(發) 초대형 변수가 대선 막바지에 급부상하면서 미 대선판은 물론 금융시장은 향후 파장에 숨죽이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병원에 입원한지 이틀째인 3일(현지시간) 본인 트위터 계정에 올린 4분짜리 동영상에서 “여기 왔을 때 별로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지금은 꽤 좋아졌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곧 돌아갈 것으로 본다. (11월 대선을 향한) 선거 활동을 완수하겠다”며 조기 복귀에 의욕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경로는 불확실하지만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 행사가 ‘슈퍼전파 행사’로 지목되고 있다. 해당 행사 참석자 중에서만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8명의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등 집단감염 사태는 향후 대선 유세 일정은 물론 유권자들의 표심과 대선 일정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선 막바지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경합주를 중심으로 현장 유세 강행군을 펼쳐왔지만 당장 입원 치료로 남은 선거운동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으로 남은 두 차례의 대선 후보 TV토론(15일 2차토론, 22일 3차토론) 일정도 불투명하다. 코로나 확진자의 최소 격리기간이 14일인 점을 감안하면 그 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격리조치가 해제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후보도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판정에 선거전의 공세를 일단 중단했다. 그동안 엄격한 감염 방지대책을 호소해온 바이든의 입장에선 코로나의 위협을 평가절하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 사태를 공격 재료로 삼을 수도 있지만 국가의 비상사태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대통령의 감염에 정치적인 이익을 우선시하다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진영도 트럼프를 비판하는 광고를 일시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 확진 판정으로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강화됐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3% 급락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4.1% 폭락했다. 한주간의 하락율은 브렌트유가 7%, WTI가 8%였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 원유 수요가 감소하고 이는 유가에 하방압력을 미친다. 같은 날 뉴욕증시에서도 대선 불확실성이 확대됐지만 그간 교착화된 미국의 추가 부양책 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에는 혼재된 영향을 미쳤다. 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장중 한때 전일대비 12% 급등했다. 외환시장에선 안전통화 선호 현상으로 달러화와 엔화 가치가 상승했고, 유로화가치는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대선 불확실성 확대가 재정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하며 미 10년물 국채금리(수익률)는 소폭 상승(2bp)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앞으로 금융시장이 주목해야 할 변수로 대선 연기 가능성, 국가비상사태 가능성 등을 꼽았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은 선거전 내러티브를 다시 코로나로 바꿨다”고 분석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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