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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고 박원순 사건 피해자 “잘못 인정하면 용서하고 싶다”

입력 2021-03-17 14:59
신문게재 2021-03-18 2면

발언하는 성폭력 사건 피해자 변호인
서혜진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 변호인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 A 씨가 17일 “잘못한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인정하신다면 용서하고 싶다”고 밝혔다.



A 씨가 공개 석상에서 스스로 자신의 심경을 밝힌 건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이 사망한 뒤 250여 일만이고 이전까지는 여성단체들 기자회견에서 입장문 대독 등의 형식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A 씨는 이날 오전 오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분의 잘못뿐만이 아니라 지금 행해지는, 그리고 지금까지 저를 상처 준 모든 분들은 진심으로 사과해달라”고 말했다.

A 씨는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그분과 남은 이들의 위력 때문에 겁이 나서 용서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의 회복을 위해 용서하고 싶다”고 덧 붙였다.

A 씨는 특히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자리가 바뀌었고 고인을 추모하는 거대한 움직임 속에서 저란 인간이 설 자리가 우리 사회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의 피해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라는 사실이며, 상실과 고통에 공감하지만 그 화살을 제게 돌리는 행위는 이제 멈춰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언론 앞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이유가 많이 묻혔다”며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날 상처 줬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됐을 때 내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들어 후회가 덜한 쪽을 택하고 싶었다”고 했다.

A씨는 또 자신을 향한 ‘피해호소인’ 지칭과 당헌 개정을 한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4·7 재보궐선거에 대해 “처음부터 잘못됐다”며 “민주당은 이번 사건으로 이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흔들었다.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그 의원(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직접 사과하도록 하고, 당 차원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원순 성폭력 피소’ 정황 유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남 의원에 대해선 “(남 의원으로 인해) 상처와 사회적 손실은 회복 불가능한 지경”이라며 “남 의원이 반드시 정치적 책임져야 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A씨는 인권위에서 살아있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선 증거가 부족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방조 혐의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은 제가 고소를 한 것이 아니라 제삼자의 고발에 의해 조사가 시작된 건”이라며“그 당시에도 제 상사들이 함께 위력 아래에 놓여있었다고 생각한다. 인권위 결정문에서처럼 그분들의 잘못에 대해선 사법기관에서 판단을 받게 되겠지만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인권위 판단을 대신 말씀드리고 싶다. 지난한 조사과정에 계속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선 죄송스러운 마음”고 말했다.


김재수 기자 kjs032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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