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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5년 만에 '아워홈' 탈환… 구지은 대표의 험난한 앞길

경영복귀 성공했지만...구본성 부회장 사내이사직 유지·39%로 최대주주
지난해 상반기 120억 영업적자, 실적개선 급선무

입력 2021-06-06 14:22
신문게재 2021-06-07 2면

사진 = 아워홈 구지은 신임 대표이사 아워홈]
구지은 아워홈 신임 대표이사. (사진=아워홈)

 

구지은 아워홈 대표가 5년 만의 경영권 탈환에 성공했지만 앞길이 험난하다. 아워홈의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구본성 부회장의 보복운전 논란으로 회사 이미지가 손상된 데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실적도 크게 하락했다. 업계는 다시 귀환한 구 대표가 어려운 시장 환경과 오너리스크를 극복하고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 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본성 부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구 부회장의 막내 동생인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는 두 언니인 구미현·구명진씨의 전폭적인 지지로 5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구 신임 대표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1남 3녀 중 막내로 2004년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아워홈에 입사해 네 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후 아워홈의 외식 사업과 웨딩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5000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을 1조 3000억원으로 상승시키며 2015년 2월 전무에서 부사장에 올랐다.

이러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아워홈의 후계 구도는 당연 구 대표를 중심으로 짜여지는 듯 했다. 그러나 CJ그룹 출신 인사 영입으로 내부 갈등을 빚으면서 부사장 승진 불과 5개월 만에 보직 해임됐고,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구 부회장과 구 대표의 남매 싸움은 여러 차례 있어 왔고, 지난해부터 양측 갈등이 잠잠해진 듯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 구 부회장의 보복운전 사건 논란을 계기로 구 대표가 다시 승기를 잡고 복귀한 것이다.

구 대표의 복귀로 아워홈은 본격 경영 쇄신과 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가장 시급한 숙제는 사업 정상화로 꼽힌다. 아워홈은 단체급식과 식자재유통부문, 외식사업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지난해 코로나19 타격이 컸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2.5% 감소한 8040억원을 기록했고,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구 대표는 백신 공급이 맞물리는 시점을 활용해 단체급식과 식자재유통부문의 매출액을 정상화시키고, 외식사업을 넓히는 쪽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외식사업에서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만큼 아워홈의 신성장동력 또한 빠르게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구 대표는 아워홈을 떠난 이후 캘리스코에서 사보텐, 타코벨 등 외식 브랜드의 신규 매장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였다. 이는 부임한지 2년여 만에 매출 20% 가까이 성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후에도 해외 시장 발굴부터 다이닝카페와 커피 전문점 매장 신규 오픈, 가정간편식(HMR) 사업도 강화하며 사업다각화를 이뤄낸 바 있다. 아워홈에서도 일할 당시에도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편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운영하는 식음료 매장 브랜드 ‘푸드엠파이어’가 그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여전히 구 부회장이 38.56%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라는 점은 위협요소로 남아있다. 대표이사도 변경됐지만 구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남아있어 경영권 갈등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장녀 구미현 씨는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 삼녀 구 대표가 20.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세 자매의 지분율을 합치면 총 59.55%에 이른다.

이번 주총에서 구 부회장의 해임 안건 통과도 세 자매가 해임안에 찬성했기에 가능했다.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장녀 구미현 씨가 구 대표의 손을 들어주며 복귀에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구미현 씨는 과거에도 아버지인 구 회장의 뜻에 따라 구 부회장의 손을 들어준 적 있다. 확고히 한쪽 편에 서지 않고 그때그때 경영책임을 물어 진영을 바꿔온 점을 고려하면 향후 구 대표는 실적 개선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구 대표가 구 부회장을 제치고 승계구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구 대표 또한 신임 대표 결정이 확정된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아워홈을 이끌면서 투명한 경영 활동과 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 부회장의 입지가 기업 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이상 남매간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살아있다”면서 “다만 구 대표가 아워홈 대표이사로 오면서 캘리스코 간의 관계는 긍정적으로 재정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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