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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뮤지컬 배우 임혜영이 연기한 뮤지컬 배우 남가빈 “무대와 드라마의 윈-윈 ”

임성한 작가의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의 뮤지컬 배우 남가빈 역의 임혜영

입력 2021-08-13 18:00

임혜영
임성한 작가의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뮤지컬 배우 남가빈으로 출연하는 임혜영(사진제공=TV조선)

 

“뮤지컬 배우가 뮤지컬 배우 역할을 한다는 건 오히려 불편해요. 실제로는 이런데…드라마 상에서는 표현 못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보니 처음엔 자괴감도 들고 너무 속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드라마와 무대 예술의 방식이 다르다는 걸 이해하고 나서는 좀 편해졌어요.”



뮤지컬 ‘드라큘라’ ‘키다리아저씨’ ‘젠틀맨스가이드’ ‘투란도트’ ‘안나 카레니나’ ‘타이타닉’ 등의 임혜영은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뮤지컬 배우 남가빈을 연기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처음엔 뮤지컬 배우 역할을 한다고 하니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과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시청자들 중에는 뮤지컬을 모르는 분들도 많으신데, 뮤지컬은 이렇게 안하는데, 뮤지컬배우처럼 하려면 이렇게 해줘야하는데…했었죠. 하지만 드라마 방식을 따라가다 보니 실제처럼 하지 않아도 괜찮겠다 싶었죠.” 

 

임혜영
임성한 작가의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뮤지컬 배우 남가빈으로 출연하는 임혜영(사진제공=TV조선)

 

아내 이시은(전수경)을 버리고 헌신하던 박해륜(전노민), 전 연인 서동마(부배) 그 누구와도 결실을 맺지 못한 남가빈 역에 대해 “사실 불륜녀 역할이라는 것이 제 안에서는 좀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너무 어렵다’까지는 아니지만 쉽지도 않았어요. 게다가 드라마에 나오는 배역분들의 목소리톤이 굉장히 저음이에요. 상대적으로 저만 너무 하이톤이었죠. 작가님께서는 ‘뮤지컬 배우니까 네 톤을 그대로 써’라고 하셨는데 톤부터 대사까지 다 어려웠어요.”

그리곤 “토씨, 순서 하나 틀려도 안되고 지문도 정확해서 쉽지는 않았다”며 “시즌 1때는 그렇게 안외워지더니 그래도 시즌2에서는 대사도 빨리 외워졌다”고 털어놓았다. 

 

임혜영
임성한 작가의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뮤지컬 배우 남가빈으로 출연하는 임혜영(사진제공=TV조선)

“작가님의 옛날 드라마들을 찾아보며 엄청 고민하고 많이 읽고 말해보고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평소 말을 하거나 문자를 보낼 때도 작가님 어순이나 말투를 하게 돼요. ‘먹었어 밥?’ ‘도착했어, 나’ 이런 식으로요. 굉장히 묘한 매력과 강한 여운이 남는달까요. 임며들었죠. ”

 

 

◇신인 임혜영을 감동시킨 임성한 작가 

 

“(임성한) 작가님이 시즌1 마지막 촬영날 어떤 장면에 대해 아쉽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저 역시 이런저런 준비를 해갔지만 여러 요인 때문에 마음껏 하지 못했던 장면이었죠. 그랬더니 작가님께서 ‘괜찮다. 시즌2에서는 (하고 싶은 만큼) 해도 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리곤 “작기님께서 ‘이 글을 써준 작가와 볼 시청자들만 생각하며 좋은 신을 만들어내는 게 배우인 너의 몫’이라며 ‘안되면 나한테 전화해’라고, 촬영감독님들한테 아미(송지인)와 저를 ‘내 자식 같은 애들이니 잘 부탁한다’고 해주셨다”고 부연했다.

“누가 신인배우들한테 그런 말씀을 해주시겠어요. 드라마 현장에서는 신인인데다 제가 막 살가운 스타일도 아니니 더 하고 싶어도 말 못하고, 맘껏 못할 걸 아셨던 거죠. 너무 현명하시고 그릇이 큰, 멋진 분이구나 했어요.”

이어 임혜영은 “불륜녀 세명(이민영·임혜영·송지인)이랑 작가님이 만난 자리였는데 (이)민영 선배만 촬영 스케줄 변경 연락을 받은 적이 있었다”며 “진짜 멋있는 분”이라고 느꼈던 또 다른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저희(임혜영·송지인)가 모르고 있으니 작가님께서는 신인이라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시고는 제작사에 연락해 ‘동등하게 하라’ 어필해주기도 하셨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저희 매니저들도 연락을 받았는데 작가님이랑 얘기 중이니 끝나고 전달하려고 했던 상황이었죠. ‘결혼작사 이혼작곡’ 출연 전에는 임성한 작가님이 무섭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 너무 좋아하게 됐어요.”


◇시은 전수경과의 특별한 인연
 

임혜영
극 중 대면한 남가빈 역의 임혜영(왼쪽)과 불륜상대 박해륜의 아내 이시은 전수경(사진제공=TV조선)

 

“저 스스로는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라 가빈 같은 상황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극 중 시은 선배님(전수경) 만나서 죄송하다고 얘기할 때도 눈물이 자꾸 너무 많이 났어요. 가빈이가 너무 울어버리면 안됐는데 너무 죄송한 거예요.”

그리곤 “그때는 가빈이 아닌 임혜영이 돼서 시은과 전수경 선배님을 대하게 됐다”며 극 중 가빈과 불륜을 저지른 해륜의 아내 시은을 연기하는 전수경과의 특별한 인연을 전하기도 했다.

“(2008년 출연작인)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 오디션 때 심사위원이셨어요. 이번 ‘드라큘라’도 보러 와주셨죠. 저의 어린 시절과 지금의 모습에 대해 카드를 써주셨는데 읽다가 펑펑 울었어요. ‘너무 성장해 있어서 행복했다’고 해주셨거든요. ‘나이 들어서 좋은 것도 있구나 싶었죠.”


◇드라마와 무대의 윈-윈
 

임혜영
임성한 작가의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뮤지컬 배우 남가빈으로 출연하는 임혜영(사진제공=TV조선)

 

“드라마를 하면서 크고 넓게 쓰던 에너지를 압축해서 길게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모아서 길게 보내는 에너지가 생겼죠.”

무대와 TV드라마를 넘나들며 “보다 섬세해졌다”는 임혜영은 “앞으로도 공연과 매체를 동시에 하고 싶다. 공연과 매체 연기를 동시에 하는 건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정서적·정신적으로는 힐링도 되고 많이 배우게 된다”고 밝혔다.

“다른 방식이라 너무 어려워가 아니라 무대에서 얻은 자신감을 가지고 드라마에 임하고 드라마에 깨지고는 다시 무대에서 충전하곤 했어요. 그리고 저 자체가 힘들다, 어렵다는 얘기를 잘 안하는 편이에요. 힘들고 어렵다 느껴져도 입밖으로 내뱉으면 정말 그렇게 돼버리거든요. 다름을 빨리 인정하고 즐기려고 노력하죠. 무대에서 쓰던 에너지를 드라마에서 쓰면, 그 반대면 어떨까…이런 게 너무 재밌어요. 무대와 매체를 같이 하는 여정에서 윈-윈하고 충전하면 참 좋겠다 싶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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