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人더컬처] 배우·제작자·감독·기획사 운영… 1인 4역 정우성

입력 2022-01-17 07:00

JeongWooSungUntitled-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를 제작한 배우 정우성 (사진제공=넷플릭스)

 

“역시 제작은 어려워요.”



배우가 아닌 제작자로 만난 정우성(49)은 두 번째 제작물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의 양분된 결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공개 직후 글로벌 순위가 3위까지 치솟았지만 SF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혹평도 적지 않았다.

정우성은 “‘오징어게임’으로 한국 콘텐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상당히 부담스럽다”면서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 예상했다. 여기저기 들려오는 평가를 냉정하게 듣고 제작자로서 놓친 부분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있다”고 답했다. 제작자로서 균형과 냉철함이 돋보이는 답이었다.  

 

정우성
(사진제공=넷플릭스)

‘고요의 바다’는 지난 2016년 ‘나를 잊지 말아요’ 이후 정우성이 두 번째로 제작한 작품이다. 2014년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영화를 본 뒤 한눈에 반해 장편상업영화 제작을 결심했다. 하지만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SF물에 대중적인 요소를 넣으려는 국내 투자사들과 부딪혔다.


결국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던 중 넷플릭스를 만났고 장편화한 시나리오를 8부작 시리즈로 확대해 세상에 내놓았다. 그는 “상업성을 가지면서 원작의 반짝임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제작자 정우성은 현장에서 가장 낮은 자리를 자처했다. 스태프 동선을 정리하고 달 표면에 생긴 발자국을 비질로 정리했다. 현장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위해 대형마트를 방불케 하는 편의시설도 마련했다. 29년차 배우로서 경험을 십분 활용한 노하우다.

그는 “첫 제작영화도 배우로 참여했기에 제 3자 입장에서 지켜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체적인 완성도를 봐야하는 제작자로 일해 보니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이 커졌다”고 말하며 웃었다.

절친한 동료이자 같은 기획사(아티스트 컴퍼니)를 운영하는 배우 이정재가 출연한 ‘오징어게임’의 흥행은 정우성에게 기쁨이자 부담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정재가 세계적인 스타가 된건 뿌듯하고 기쁘다”면서도 “‘오징어게임’이 한국 콘텐트의 기준이 되는 건 가혹하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은 사회적 현상이었잖아요. 그런 현상을 만든 작품이 전 세계에 몇 작품이나 될까요? ‘오징어게임’을 기준으로 놓는다면 제작자든 감독이든 함부로 다가갈 수 없어요. 자칫 작품 고유의 재미, 메시지를 모두 놓칠 수 있어요.”

정우성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로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고 제작자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그는 최근 회사의 지분을 컴투스 자회사인 위지윅 스튜디오에 넘겨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정우성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고 산업과 산업이 교류하는 시대가 왔기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그런 요소들을 충족시키면서 아티스트 컴퍼니가 작품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약의 의미로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젊은 시절부터 연출에 대한 소망을 공공연하게 밝혔던 정우성은 직접 연출·주연을 맡은 영화 ‘보호자’ 개봉을 앞두고 감독으로 평가도 앞두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화 산업이 축소되고 글로벌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다시 스크린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정우성은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어도 구독 플랫폼은 확산됐을 것이다. 다만 그 시기가 앞당겨진 것 뿐”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만 극복한다면 구독 플랫폼과 영화관이 양립하는 사회가 올 것이다”고 단언했다. 그는 “세계인이 작품을 접하고 평가하는 건 제작자로서 즐겁고 벅차지만 책임도 동반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에서 흥행의 척도는 차기 시즌 제작이다. 정우성은 “공개 직후엔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사로잡혔지만 만약 요청이 온다면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과 잘해내기 위해 어떤 요소를 충족시킬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해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