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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MZ세대] 94년생 사무관 “신입 의견도 존중해 주는 공정위, 유연근무로 ‘메이비’ 꿈꿔요”

②[정책탐구생활]존중문화& 유연근무 자유사용

입력 2022-03-19 14:10

정부의 조직문화 개선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속 MZ 세대 공무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공정위의 조직문화가 다른 부처에 비해 특기할 만 하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문화에 대해 소속 80-90년생 직원 4인으로부터 이유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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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생인 황치예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이 MZ 세대를 표현하는 포즈로 걸그룹 ‘aespa’의 ‘Next Level’의 한 동작을 취하고 있다(사진=곽진성)

 

“(이곳은) 저같이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직원들의 의견도 존중 해준다는 느낌을 받아요. 현장에서 느낀 의견에 대해 존중을 해주는 모습을 봅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는 황치예 사무관(28·여)은 자신이 근무하는 정부 부처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모든 정부기관이 권위적이고 딱딱할 것이란 편견은 한 MZ(1980~2004년생) 세대 청년의 말에 봄눈처럼 사르르 녹아내린다.

1994년생 황 사무관은 지난 2018년 재경직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무원의 꿈을 이뤘다. 일에 대한 목표가 선명했다. “공무원인 부모님이 나라를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레 공조직에서 일하고 싶었다”는 귀띔이다.

공무원 명함을 단 후 황 사무관이 선택한 곳은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위. 공정위의 일이 타 부처보다 특수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 부분이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왔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2월 공정위 업무를 시작한 황 사무관은 공정위에서 현재 경제 분석 업무를 맡고 있다. “기업이 시장 경쟁을 촉진했다고 할 때 진짜 그랬는지 살펴보는 일”이라고 설명하는 모습에선 일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공정경제의 파수꾼. 그런 공정위니만큼 업무량도 상당하다는 것이 황 사무관의 말. 황 사무관은 “실제 직원들도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한다. 어떤 힘든 일을 마쳤다고 특진이니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님에도, 사명감으로 일하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기할 점은 상당수 MZ는 부모세대 공무원처럼 일에 올인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과 휴식 사이의 균형도 MZ에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황 사무관 또한 직장생활에서 성공도 중요하지만 퇴근한 뒤 무엇을 할지를 중요시한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금요일에 일찍 회사를 마치고 나와 피아노를 배운다. 이루마의 ‘메이비(maybe)’란 곡을 마스터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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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 제도를 활용해 일주일에 하루 피아노 학원에 다니는 황치예 사무관이 피아노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사진=황치예 사무관 제공)

 

황 사무관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6시까지 일한다. 금요일에는 조금 일찍 퇴근해 피아노 학원으로 간다”며 “친구들이 공무원은 오전 9시-오후6시까지 (정해진 시간에) 일해야 하는 것 아니야 라고 신기해 한다”고 웃는다.

공정위에 정착된 유연근무제도 문화는 MZ세대 공무원에게 주중 하루쯤은 ‘워라벨이 있는 삶’을 가능케 했다. 이 제도가 정착된 뿌리에는 담당자가 업무(사건)를 긴 주기로 담당하는 부처 특성에 기인한 바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어 보인다. “젊은 직원들의 의견도 존중해 준다”거나, “내가 맞아라고 하는 분들이 적다”는 말에서 그 답을 유추해볼 수 있다.

MZ 세대 직원들과 남다른 조직 분위기로 평가되는 공정위의 조화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지 궁금해진다. 수직적 위계질서와 잦은 야근이라는 암묵적 ‘룰’이 지배했던 공무원 사회에 혁신의 분위기가 감지되는 점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공정위와 MZ세대가 빚어낸 하모니는, 전 부처에 존중문화 정착과 유연근무를 활성화시키는 “메이비”가 될 수 있을까.

 

세종=곽진성 기자 p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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