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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라흐마니노프와 브람스로 ‘뜨거운’ 한국관객 만나는 피아니스트 미로슬라브 꿀띠쉐프

입력 2022-06-14 22:11

미로슬라브 꿀띠쉐프
피아니스트 미로슬라브 꿀띠쉐프(사진=허미선 기자)

 

“엄청난 비극입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 일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요. 이 시간이 너무 어렵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국민으로서 한 조각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퀸 엘리자베스·쇼팽과 더불어 ‘세계 3대’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의 2007년 우승자 미로슬라브 꿀띠쉐프(Miroslav Kultyshev)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엄청난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미로슬라브 꿀띠쉐프
미로슬라브 꿀띠쉐프 피아노 리사이틀 포스터(사진제공=차이코프스키 씨앤씨)
이어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국제음악콩쿠르연맹(WFIMC) 퇴출에 대해 “어떤 일에 에코처럼 따르는 결과”라며 “하지만 차이콥스키는 죄가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라흐마니노프와 브람스 “대비되면서도 닮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피아노 리사이틀을 가질 정도로 한국에서 사랑받는 꿀띠쉐프는 이번 내한 공연(6월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의 ‘13개의 전주곡’(13 Preludes, Op. 32)과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의 ‘피아노 소나타 3번’(Piano Sonata No. 3, Op.5)을 연주한다.

그는 러시아 피아니시즘의 정수인 라흐마니노프와 빈 고전파(Wiener Schule) 브람스를 연주하는 데 대해 “확실히 대비(콘트라스트, Contrast)되는 작곡가들”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매우 로맨틱한 작곡가들로 사람, 우리에 대한 음악을 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프로그래밍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라흐마니노프 곡은 “5년 전 마지막 연주 후 오랜만”이라며 “한국 공연만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 작곡가들 중 가장 뿌리가 깊은, 러시아의 뿌리가 느껴지는 작곡가라고 생각해요. 매우 깊고 강하게 러시아의 영혼을 들려주는 작곡가죠.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그의 음악은 누가 들어도 열린 마음으로 들을 수 있도록 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도전하며 보낸 팬데믹의 시간

미로슬라브 꿀띠쉐프
피아니스트 미로슬라브 꿀띠쉐프(사진=허미선 기자)

 

“언제 끝날지 몰라 힘들었어요. 어느 나라에 살든 저와 같은 마음으로 힘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는 시간이기도 했죠.”

고향이기도 한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에 머물며 “상테페테르부르크 하우스 오브 뮤직이 주최해 유튜브로 처음 강의도 하고 마스터클래스도 진행해 봤다”며 “그때 강의한 것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과 프레데리크 쇼팽(Frederic Chopin)의 ‘전주곡’(Preludes)이었다”고 전했다.

“신기하게도 사람 없이 카메라를 보며 강의하는데도 듣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어요.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의 활성화는 클릭 한번으로 정말 많은,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음악가의 연주를 듣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엄청난 장점이자 단점이죠. 너무 쉽게 들을 수 있다 보니 음악가의 연주를 듣기 위해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잉태하는 감동이 감소하는 느낌이거든요.”

한국에서만 10번 넘게 공연한 그는 한국을 “클래식을 사랑하는 나라”라 표현하며 “한국에서는 이미 음악으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렸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은 클래식을 사랑하는 나라라고 느끼고 있어요.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이해해주시고 표현하고픈 마음을 잘 전달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거든요.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국 관객들은 따뜻하다 못해 뜨거워요. 무대에 올랐을 때 관객석에서 보내는 에너지가 엄청나거든요. 어떤 아티스트도 기뻐할 만한 에너지를 주는 관객들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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