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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①]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김찬종‧최호승‧박좌헌의 이구동성 “탐나는 매력의 오스카! 그리고 끝이야!”

입력 2022-06-17 18:30

미아 파밀리아 최호승 김찬종 박좌헌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오스카 역의 최호승(왼쪽부터), 스티비 박좌헌, 리차드 김찬종(사진=이철준 기자)

 

“극 중에 ‘길에서 살던 놈이야. 결국 길에서 죽을 거야’라는 제(리차드) 대사가 있어요. 어떻게 보면 스티비도 나중에 버림받게 되잖아요. 그 둘이 묘하게 맞닿는 지점이 확 느껴지면서 마음이 참….”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9월 4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2관)에 리차드로 새로 투입된 김찬종의 말에 오스카 역의 최호승은 “스티비도 고아야. 그렇게 맞닿는 지점이 있는 거지”라고 부연한다.

“작가님이 진짜 천재예요. 뭐랄까…캐릭터들이 만나지 않는 평행선에 있는 것 같지만 아주 얇게, 미세하게 만나는 지점이 조금씩 있거든요.”

최호중이 찬사를 보내는 이희준 작가의 대본에 ‘팬레터’ ‘미오 프라텔로’ ‘V 에버 애프터’ ‘개와 고양이의 시간’ 등의 박현숙 작곡가가 넘버를 꾸린 ‘미아 파밀리아’는 금주령이 내려진 대공황기의 1930년대 뉴욕 아폴로니아 인&바(Inn&Bar, 이하 아폴로니아)를 배경으로 한다.

아폴로니아의 상설무대 배우들이자 오랜 친구 리차드(김도빈·황민수·김찬종, 이하 시즌합류 순)와 오스카(조풍래·장민수·최호승) 그리고 상원의원에 당선된 ‘보체티 패밀리’의 보스인 써니보이 일대기를 무대화해달라고 두 사람을 찾아온 마피아 솔저 스티비(박영수·문경초·박좌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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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리차드 역의 김찬종(사진=이철준 기자)

◇한 목소리로 “매력적인 오스카!”


“이전 시즌의 ‘미아 파밀리아’를 보면서 오스카와 스티비에 이입했었어요. 너무 어렵고 힘들고 해야할 것도 많은 리차드를 제가 할 수 있을 거라고도, 하게 될 거라고도 아예 생각조차 못했죠. 그런데 리차드를 하고 있네요.”


리차드에 대해 이렇게 털어놓은 김찬종은 “관객으로 봤을 때 스티비는 너무 멋있으면서도 허당인 상반된 매력의 소유자”라며 “사실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오스카였다”고 고백했다. 김찬종의 말에 자신이 “오스카를 연기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최호승은 “같은 세계관의 ‘미오 프라텔로’ 연습을 하면서 지난 시즌 ‘미아 파밀리아’를 봤다”고 털어놓았다.

“(김)도빈이 형과 안창용, (박)영수 형 페어로 봤는데 당시는 ‘미오 프라텔로’의 스티비로 캐스팅돼 연습 중이었어요. 영수 형만 집중해서 봤죠. 제가 연기해야할 캐릭터였으까요. 도빈이 형은 워낙 친하니까 ‘저 어려운 노래를 잘도 하는구나’ 싶었고 안창용이라는 친구는 역할 보다는 ‘땀을 되게 많이 흘리네’라고 생각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제가 오스카로 땀을 엄청 흘리고 있네요.”

출연 전까지 ‘미아 파밀리아’를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스티비 역의 박좌헌은 “오스카 역할이 너무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너무 귀엽고 너무 러블리해요. 그런데 후반부로 가면 또 되게 진지해지죠. 결국 리차드를 보듬고 챙겨주는 존재는 오히려 오스카 같아서 볼 때마다 더 사랑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사실 스티비가 이 친구들한테 마음을 열게 되는 것도 리차드가 아니라 오스카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어 박좌헌은 “처음엔 연출을 하는 리차드를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며 끌렸지만 오스카는 군대로 치면 맞선임 같은 느낌”이라며 “리차드가 너무 존경하는 소대장님의 느낌이라면 오스카는 주임 원사님같다”고 비유했다.

“가장 가까이에서 ‘이리로 와서 이걸 하세요’ ‘스티비씨 이거 하시면 왜요. 지금 이 신이에요’ ‘너무 과하신 것 같아요’ 등 보듬고 이끌어주는 느낌이죠. 그래서 ‘미아 파밀리아’를 계속 만들라고 총을 겨누는 신에서도 리차드 때문이 아니라 오스카를 보고 총을 내리게 되거든요.”


◇김찬종의 여자, 최호승의 부티 그리고 박좌헌의 하찮은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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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스티비 역의 박좌헌(사진=이철준 기자)

 

세 배우는 보드빌리언 리차드와 오스카, 마피아 스티비를 비롯해 스티비가 집필한 극 중 극 ‘미아 파밀리아’의 써니보이, 치치, 부티, 루치아노 보체티, 부패한 경찰청장 그리고 또 하나의 극 중 극인 ‘브루클린 브릿지의 전설’ 속 여자, 남자, 여자의 아버지까지를 소화하며 뮤지컬 넘버·록·오페레타 등을 선사한다.

“(김)찬종이의 (브루클린 블릿지의 전설‘ 속) 여자랑 (최)호승이 형님의 부티를 제일 사랑해요.”

각자 연기하는 다양한 캐릭터들 중 가장 인상적인 역할에 대한 물음에 이렇게 답하는 박좌헌에 김찬종은 “호승이 형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여자와 부티를 여자로만 표현하지는 않는다”고 말을 보탰다. 이에 박좌헌은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고 동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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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오스카 역의 최호승(사진=이철준 기자)
“절대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데도 너무 러블리해요. 찬종이가 너무 잘해서. 그리고 눈을 희번덕거리면서 뜨거든요. 그 희번덕거리는 눈에 빠지고 싶을 정도로 좋아요. 호승이 형은 그냥 최고예요. 아침에 눈 떠서 ‘피곤하다’가도 두 사람의 여자와 부티를 생각하면 혼자 웃음이 터질 정도죠.”

박좌헌의 말에 김찬종은 “눈을 희번덕거리는 건 고음을 올려야 해서”라며 “연습을 하면서는 볼 때마다 웃음이 터지곤 했다. 공연에서는 좀 줄여보려고 노력 중”이라고 눙쳤다. 김찬종은 “(박)좌헌이가 하는 캐릭터 중에는 경찰청장이 제일 재밌다”고 꼽았다. 

 

“세상 너무 하찮거든요. 호승이 형은 부티를 할 때 진짜 듬직해요. 우리 셋 중 최고일 걸요. 제(리차드)가 부티를 지켜주려고 하지만 이미 너무 최강이죠.”

김찬종, 박좌헌이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은 오스카 역의 최호승은 “찬종이는 리차드를 할 때, 좌헌이는 스티비를 할 때가 저는 제일 좋다”고 털어놓았다.

“찬종이는 거의 첫곡인 ‘아폴로니아’부터 노래도 너무 잘하고 춤도 잘 추고…이 친구가 가진 끼와 매력이 충분히 나오는 것 같아요. 좌헌이의 스티비는 처음과 끝이 너무 여려요. 그 여림이 너무 좋아요. 총을 겨누고 성질을 피우고…누가 봐도 마피아지만 여린 좌헌이의 스티비 때문에 마지막 신이 확 와닿는 것 같거든요.”


◇김찬종의 “끝이야”, 최호승의 ‘마이 베이비 리프라이즈’, 박좌헌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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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오스카 역의 최호승(왼쪽부터), 리차드 김찬종, 스티비 박좌헌(사진=이철준 기자)
“연습을 하면서는 ‘너한테 화가 난 게 아니야’라는 넘버의 ‘어느날 갑자기 무대에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라는 가사를 부르면서 완전 동감했어요. 진짜 숨이 차서 죽을 거 같았거든요. 이 노래가 진짜 숨이 차거든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노래하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는 김찬종은 “이희준 작가님 가사나 대사들이 되게 시적이고 상징적이면서도 공감되는 것들이 많다”고 밝혔다.

“대사나 가사를 뱉어 놓고 돌아서 생각하면 ‘이게 그 말이구나’가 느껴지거든요. 주옥같은 가사나 대사들이 너무 많아서 자꾸 생각나고 그래요. ‘사랑’이라는 넘버가 끝나고 나오는 ‘오스카, 끝이야’라는 대사도 너무 슬퍼요. ‘끝이야’라고 단정 짓는 게 리차드로서는 너무 슬퍼요. 그 순간은 배우 김찬종이 절대 보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요.”

최호승은 “오스카는 배우이고 저 역시 배우다 보니 제 마음과 감정들이 이입되는 대사들이 너무 많다. ‘아늑해 보이지만 다 환상이야. 이 무대처럼’ 같은 문구들”이라며 “그래서 제 마음을 더 편하게 담아내 연기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제일 슬픈 건 마지막 곡인 ‘마이 베이비 리프라이즈’예요. 주책(?)맞게 이 신이 왜 그렇게 슬픈지 모르겠어요. 그 곡을 부를 때면 좌헌이(스티비)를 바라보면서 막…미치겠어요. 너무 슬퍼서. 그리고 마지막 신에 ‘그런데 써니보이는 ‘브루클린 브릿지의 전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어. 마피아 보스가 그렇게 눈물이 많아도 되나? 첫 장면부터 왜 그렇게 울어?’라는 리차드의 대사가 왜 그렇게 슬픈지 모르겠어요. 사실 리차드는 아무 의미 없이 그냥 툭 던지는 대사인데 저는 너무 슬퍼요.”

박좌헌 역시 “마지막 신이 정말 좋다”며 “독백이 끝나고 오스카가 ‘차였다’고 돌아오는 장면이 너무 사랑스럽다”고 털어놓았다.

“돌아올 곳이 여기밖에 없어서라기보다 리차드 때문에, 우리의 무대는 여기이기 때문인 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그 장면이 되게 짠하고 좋아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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