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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예측불가 증시, 스스로 판단해야

입력 2023-10-19 14:33
신문게재 2023-10-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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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사회관계망 위에서 난무하는 소식, 안내와 소통과 설명을 빙자한 나쁜 의도의 악한 조작정보들을 주요 국가들이 손을 보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날로 격해지는 전쟁과 편 가르기와 대결과 증오의 분위기이고 보니, 이런 소문 조작의 풀무질들은 경우와 때를 가리지 않고 난무할 소지가 아주 크다. 메타버스나 블록체인도 질서유지가 어려운 공간으로 가세했고, 빅 데이터나 인공지능으로도 호도할 수 있는 사회여론의 품질 저하와 윤리적 침탈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을 수 있다.

특히 어릴 때부터 진위조작이 가능한 정보기술 환경에 익숙해지는 미래세대들은 선악의 가치 구분이나 사실과 가짜 분별 훈련도 없이 그대로 악의의 작위성에 노출될 우려가 비등해지고 있다. 그래서 일본 등 일부 국가는 초등교육부터 사전적 정보윤리 교육을 반영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의미의 국가적 여론통제와 개인 자유의사 방해와 창의적 의사표시 침해 문제 등 부작용도 함께 불거지며 복합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각론이 강하면 총론이 약해지는 법이다. 나무만 보면 숲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잃어버린 30년의 단초였던 1989년 일본 증시 대폭락과 2008년 미국 증시 대폭락이 그러했다. 열띤 시장 참가자가 되면, 국외자에게 보이는 일을 정작 본인은 보지 못한다. 1988년에 한 일본 대형증권사 사장은 “이제 더 이상 PER(주가수익비율)이 필요 없다”고 공언했다. 당시 일본 평균 PER이 70배였다. 미국은 15배, 한국은 10배 정도일 때다. 천정부지 엔화가 부른 자본수지 흑자에 취해 망발을 한 것이다.

2000년 미국을 덮친 닷컴 버블은 더 심각했다. 실체도 없는 신생 인터넷 회사 주가가 삽시간에 치솟아 실물 상품 가격을 바보로 만들었다. ‘굴뚝주’라는 이름도 그때 생긴 비아냥의 산물이다. 당시에 곤욕을 치른 이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다. 닷컴 주식에 전혀 손대지 않아 수익률이 떨어지고 자산이 크게 줄어 큰 낭패를 보았다. 하지만 2002년쯤에는 그 혼자 웃을 수 있었다. 닷컴 거품이 사라지고 굴뚝이 살아난 것이다. 한국 코스닥도 그때의 상채기가 남아 아직 역사적 고가에 근접도 못한다.

혼자 주식을 공부하고 일단의 커뮤니티에서 정보교류를 하다 보면 어딘가 개별종목 투자의 뒤안길로 접어들기 십상이다. 고수익 꿈이 가득해 시장 수익률로는 양이 차지 않아 특별한 종목을 찾아 나서지만, 누구도 보장받지 못한다. 그래서 투자 대가인 존 보글은 “경험이 짧고 규모가 작은 대중들은 인덱스에 투자해, 개인에게 조용히 찾아오는 비체계적 투자위험을 줄이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인덱스 투자도 고금리, 인플레, 전쟁, 재해, 불경기 같은 체계적 위험은 또 피하기 어렵다.

지금 글로벌 주식시장은 아주 복잡하다. 금리와 물가도 아직 너무 높고, 전쟁과 재해가 또 찾아오고, 경기침체 걱정도 고개를 든다. 그런데 주가는 미국과 독일 일본 등을 중심으로 견조하고 담담하다. 균형을 깨는 일이 생길 만한 데 아직은 고요하다. 만일 이런 시장 기류가 후일 미국 주도의 ‘골디락스’로 판명나면 체계적 위험 들을 주식시장이 스스로 삭혀낸 초유의 일이 된다. 지금은 스스로 뉴스와 정보와 자료를 독립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힘이 아주 중요한 순간이다.

 

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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