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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52회 보건의 날 기념식 개최…로제타 홀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조선여자의학강습소 설립 등 한국 근대의료·여성의료인 양성 기여
이승규 아산병원 교수 국민훈장 목련장·고 박상은 샘병원 미션원장 국민훈장 석류장
박민수 차관 “흔들림 없이 의료개혁 완수…의료개혁특위에서 논의할 것”

입력 2024-04-0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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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왼쪽)이 5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2회 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한 고 로제타 홀 전 미국감리교회 의료선교사를 대리해 수상한 강경신 로제타 홀 기념관 관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가 5일 제52회 보건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 가운데 일제강점기 한국에서 의료 활동을 펼친 고 로제타 홀 전 미국감리교회 의료선교사가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복지부·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이날 오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52회 보건의 날 기념식을 갖고 이 같이 보건의료 유공자에 대해 훈·포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보건의료 유공자 250명에게 훈장(5명)과 포장(5명), 대통령 표창(13명), 국무총리 표창(17명), 장관 표창(210명) 등을 수여했다.

이날 국민훈장 모란장은 고 로제타 홀(1865~1951년) 의료선교사가 수훈했다. 홀 의료선교사는의사이자 선교사로 구한말~일제강점기에 평양과 서울 등지에서 한국의 장애인 복지 및 여성의료인 양성에 기여한 공로가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홀 선교사는 여성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치료하며 점자를 만들어 보급하고 맹아학교, 농아학교를 설립해 운영했다. 또 현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 전신인 보구녀관에 근무하며 최초 여성 의료인(박에스더)을 양성하고 고려대학교 의료원 전신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하는 등 한국의 근대 의료 발전, 여성의료인 양성에 기여한 공로가 있다. 이날 홀 의료선교사 훈장은 강경신 로제타 홀기념관 관장이 대신 받았다. 홀 선교사의 훈장은 그가 가족과 함께 안치된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보관될 예정이다.

이어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한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국내 최초 독감백신 공장을 건립하고 지난해 2980억원의 규모로 일본에 알레르기 치료제를 수출하는 등 국내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육성에 기여했다.

이어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석좌교수가 국민훈장 목련장, 고 박상은 전 효산의료재단 샘병원 미션원장이 국민훈장 석류장을 각각 수훈했다. 이승규 석좌교수는 간이식 수술 세계 최다 집도의(8500회 이상)로 간이식과 간담도외과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이뤘고 2000년 세계 최초로 고안한 2대 1 생체 간이식은 간 기증자와 수혜자 범위를 넓히는 등 새로운 수술법으로 세계 간이식계를 선도한 공로가 인정됐다.

특히 이승규 교수의 생체 간이식술의 개발과 우수한 이식성적으로 미국 미네소타대학 외과 의사들이 아산병원을 방문해 연수하는 등의 2015년 11월 아산병원-미국 미네소타대학 간 생체간이식과 줄기세포의 공동연구에 관한 MOU가 체결됐다.

이는 한국전쟁 후 미국 미네소타대학이 중심이 돼 한국 재건을 위해 서울대학교 이공계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 지원한 미네소타프로젝트 이후 60년 만에 한국이 미국에 생체간이식술을 전수해주는 역사적 의미도 있다.

고 박상은 원장은 샘글로벌봉사단을 설립해 매년 소외이웃 1000여명에게 무료로 주말 진료를 제공하고 아프리카 미래재단을 설립해 아프리카 극빈지역에서 에이즈 예방사업, 영양강화 사업을 추진했다.

구영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개소, 권역센터와 진료협력체계 구축 등 27년간 한국 구강 공공보건의료 발전과 국민 구강건강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옥조 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이 밖에 국민포장을 수상한 옥순주 대한약사회 전라남도지부 자문위원, 최선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호부장, 최남섭 대한치과의사협회 고문, 고성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김동익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역시 국민건강증진 및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보건의 날(4월 7일)은 보건의료에 대한 국민 의식을 향상시키고 보건의료 및 복지 분야의 종사자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국가 기념일이다. 복지부는 7~13일은 건강주간으로 정해 대국민 건강실천 확산을 위한 더(The)건강 캠페인을 진행한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개회사에서 수상자들을 축하하면서 필수의료 강화 등 ‘의료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밝혔다.

박민수 차관은 “이제는 우리나라의 발전된 보건의료 체계와 향상된 국민 건강 수준을 함께 축하하고 기념하는 자리로 거듭나게 됐다”며 “이러한 변화는 오늘 수상하시는 유공자 여러분과 현장의 수많은 보건의료인 여러분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민수 차관은 “그러나 우리 보건의료 분야의 눈부신 발전의 이면은 그동안 해결하지 못하고 쌓아온 문제들도 존재한다”며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 격차가 증가하고 있고 중증, 소아, 분만 등의 필수 의료와 미용, 성형 등 비급여 중심의 의료 간에 의료자원 불균형 문제도 계속 심화하고 있고 또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급격한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이미 해소했어야 했던 오래된 문제들을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이어 “더 많은 국민이 골고루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고 필수의료 분야 의사분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의료 개혁을 완수해 나가겠다”며 “정부는 의료계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곧 구성될 대통령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의 대표, 전문가들과 함께 의료 개혁 과제를 깊이 있게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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