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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원 팀' 정신 실종된 K-반도체

입력 2024-06-09 13:20
신문게재 2024-06-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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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평 산업IT부 기자

“너희들은 강하다.”


만화계의 스테디셀러 슬램덩크에 나오는 명대사로 북산고등학교 안한수 감독이 선수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 뜻은 각각 개성이 강한 강백호, 서태웅 등 선수들이 하나가 될 때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하나의 팀이 된 결과 북산고는 전국 최강 팀에게 승리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현재 한국은 북산고와 같은 원팀(One team)이 아니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구성원들 간에 시너지를 찾아볼 수 없다.

지난달 정부는 총 26조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 17조원은 대출 지원으로 금리만 일부 깎아주는 방식이다.

국가 전체가 반도체에 올인한 대만과 반도체 지원법으로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지원하는 미국은 물론 강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기반으로 반도체 강국들을 쫓는 일본에 비해서도 소극적인 지원이다.

더 큰 문제는 기업 안에서도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난 7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을 실시했다. 전삼노는 사측에 임금인상률 6.5%, 특별성과급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데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기술 경쟁에서 밀리는 와중에 파업을 한 부분이 참 아쉽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우승할 것 같던 북산고는 다음 경기에서 거짓말처럼 패했다. ‘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승부의 결과 역시 어디로 튈지 예단하기 어렵다.

국가간 명운을 건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전쟁의 결과는 더 그렇다. 개인이나 집단이나 국가 할 것 없이 한 팀이 되어 뛰어도 성패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화평 산업IT부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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