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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대 vs 1만2211대'…모국서 외면 당한 기아 EV9, 해외선 '씽씽'

입력 2024-06-16 06:32
신문게재 2024-06-14 1면

기아 EV9 (1)
EV9. (기아 제공)

 

모국에서 외면당한 기아 ‘EV9’이 해외에서 ‘씽씽’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판매량이 국내의 10배를 웃돌면서 대형 전기 SUV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쓰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올 1~4월까지 해외 시장에 판매한 EV9은 1만2211대에 달한다. EV9은 기아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사용한 전기차 중 가장 큰 모델로 지난해 8월 본격적인 수출이 시작됐다. 지난해 EV9이 2만7098대가 수출된 것을 고려하면 수출 1년도 안 돼 누적 수출 대수 4만대 돌파가 확실하다.

해외에 수출된 EV9의 절반은 미국에서 팔리고 있다. EV9은 ‘2024 북미 올해의 차’ 중 SUV 부문에서 최고의 차로 선정되는 등 이미 북미시장 돌풍을 예고했었다. 기아가 개발 초기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한 게 통했다는 분석이다. 이 덕분에 기아가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증가했다. EV9이 미국에서 월평균 1000대씩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형제 회사인 현대자동차보다 미국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가 빠른 것도 주목된다. 기아는 이참에 EV9의 미국 생산에 나서면서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V9의 경우 내년에는 미국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는 EV9의 미국 판매를 위해 그동안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왔다”면서 “현지 생산이 시작된 만큼 미국 정부의 보조금 혜택 확대와 인센티브 축소를 통해 적자부분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V9은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찬반 신세다. 올해 국내에 판매된 EV9은 930대에 그친다. 기본형 가격이 7000만원을 넘기면서 가격 저항에 부딪치고 있는 셈이다. ‘비싼 전기차’는 외면받는 상황에서 대중차 이미지가 강한 기아의 브랜드 가치도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아는 “EV9은 기아의 전동화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3열 대형 SUV”라며 “탑승객을 위한 여유로운 공간과 다양한 2열 시트 옵션, 대용량 배터리 탑재, 초급속 충전 시스템, V2L 등 혁신적인 전동화 사양을 갖춘 전기차”라고 설명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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