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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에 이커머스 정산 시스템 '주목'… "더 큰 피해 막기위해 법령 필요"

입력 2024-07-30 06:00
신문게재 2024-07-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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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입주 빌딩에서 피해자들이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는 모기업인 큐텐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판매대금 ‘돌려막기’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티몬은 정산 대금 지급을 거래가 이뤄진 달의 말일부터 40일 이내, 위메프는 거래발생월 말 일 기준으로 두 달 후 7일에 각각 100%를 지급한다. 정산 주기가 길다 보니 자금 일부를 다른 곳에 활용하다 현 사태까지 이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5월분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금액은 각각 1095억원, 565억원으로 총 166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금액은 5월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만 계산한 것으로 6~7월 미정산분까지 더하면 그 정산 자금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티몬·위메프가 사태의 근본 원인이 판매대금 돌려막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커머스 업계의 정산 주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마트와 같은 대기업 유통사는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에 따라 상품이 판매된 달 마지막 날을 기준으로 40~60일 이내 판매대금을 정산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커머스의 경우 관련 법령이 없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계는 업체별로 정산 주기가 제각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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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G마켓·옥션, 11번가 등은 정산대금 지급 방식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거래 확정일 기준 1~2일 내 지급해 빠른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의 경우 일반 정산일은 구매확정 후 1영업일에, 빠른 정산은 집화처리+1영업일에 각각 100%를 지급한다. G마켓·옥션의 일반정산은 구매확정 후 1영업일에 100%를, 빠른 정산은 스마일배송 출고+1영업일에 90%를 정산하며 나머지 10%는 환불보증금으로 설정, 설정일로부터 10일 후 송금된다. 11번가의 일반정산은 고객이 구매 확정 시 2영업일에 100%를 지급하거나 고객이 구매확정을 하지 않았을 경우 배송완료일로부터 7일 경과 후 8일차에 ‘자동구매확정’이 되면서 2영업일에 100% 지급된다. 빠른 정산은 택배사에 상품을 전달한 다음날 100% 셀러에게 지급한다. 빠른 정산 판매자 조건은 △가입일 6개월 이하일 경우 가입기간 동안의 셀러이행률 평균 점수 90점 이상 △가입일 6개월 이상일 경우에는 최근 6개월 동안의 셀러이행률 평균 점수 90점 이상이다.

직매입 중심으로 운영하는 쿠팡의 경우 오픈마켓에 대해 정산 방식을 주정산과 월정산, 빠른 정산으로 방식으로 나눠 운영한다. 주정산은 월~일요일 매출을 기준으로 15영업일이 지난 후 70%를 주고 2달 뒤 나머지 30%를 지급한다. 월 정산은 상품이 판매된 달의 말일을 기준으로 15영업일 후 판매대금 100%를 정산해준다. 빠른정산은 구매확정일 다음달 정산대금의 90%를 현금이 아닌 체크카드로 지급한다.

이번 사태로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조성되자 G마켓, 11번가 등 일부 이커머스 업체는 판매자들에게 공지사항을 통해 정산주기를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마다 정산주기가 제각각이다 보니 더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련 법령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선불업) 이용자 보호를 위해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해 오는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도입 전이라도 자율협약 형태 등으로 조치할 수 있는지 챙겨보겠다”며 “정산 시기나 정산금 복원 관련 제도에 미비한 점이 있어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기업의 신뢰도의 문제로 귀결된다”면서 “다른 이커머스 업체에 비해 티몬·위메프는 길다보니 판매자의 불신이 커지고 이탈도 빨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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