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시장금리 떨어지는데 오르는 대출금리…차주들 고통만 커진다

입력 2024-07-31 15:11
신문게재 2024-08-01 1면

4대 금융지주 2분기 순익 10% 상승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 ATM기.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은행들이 잇따라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은행의 대출관리를 압박하면서 가산금리 인상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당국의 대출관리 정책은 결국 은행의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을 늘려 이자이익을 증가시키는 한편 차주들의 대출이자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4월 3.87%(월 평균)에서 5월 3.80%(-0.07%p), 6월 3.56%(-0.24%p)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3.265%(30일 기준)로 하락했다. 변동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신규 코픽스 금리 역시 4월(적용월 기준) 3.60%, 5월 3.56%(-0.04%p), 6월 3.55%(-0.01%p)로 떨어지는 추세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최근 시장금리 하락세에 대해 “물가 오름세가 상당히 둔화되면서 미국 10년물 금리나 우리 국채 금리도 많이 떨어지고, 고정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2회 연속 기준금리를 3.50%로 묶었다.

 

24073117

시장금리는 떨어지는데 주요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연일 인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8월 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기준)를 0.15~0.30%포인트 인상한다. 지난 12일과 24일에 이어 세 번째 인상이다. 케이뱅크는 9일과 23일에 이어 30일에도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1%포인트 인상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도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은행들이 잇따라 대출금리를 올리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5대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708조5723억원으로 지난해 말(692조4094억원) 보다 16조1629억원 늘었다. 7월 들어서도 지난 25일까지 4조7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일부 시중은행은 이미 연초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시장금리 하락으로 예금금리는 하락하면서 예대마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은 늘어나고 은행은 예대마진을 통해 이익이 확대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란 전망이다. 5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25조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조608억원) 증가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미 국채금리가 많이 떨어지고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아 시장금리가 하락하는데, 은행은 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서 대출금리가 올라가고 있다”며 “당국이 규제를 강하게 할수록 은행들은 가산금리폭을 올려 대출금리를 인상해 줄어드는 매출의 이익을 보전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