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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에 코스피 2500선도 붕괴…당분간 변동장세 지속될 듯

입력 2024-08-05 15:14
신문게재 2024-08-06 3면

급락하는 코스피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o을 통해 생성한 ‘급락하는 코스피’ (이미지=DALL E3, 편집=이원동 기자)

 

국내 증시가 5일 폭락장을 연출한 가운데 증권가에서 그동안 지지선으로 여겼던 코스피 2500선 마저 무너졌다.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 중동 지정학적 긴장 등의 불안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매 현상이 벌어졌다. 증권가에서는 경기침체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며, 방어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2500선이 무너지며 증시가 급락한 배경에는 지난 주 증시를 강타했던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것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일(현지시간) 확인된 미국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했던데다 주말 사이(현지시간 2일) 공개된 미국의 7월 실업률이 4.3%로 약 3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나면서 이른바 ‘삼의 법칙’이 발동됐다는 진단이다. 삼의 법칙은 미 연방준비제도 이코노미스트였던 클로디아 삼이 고안한 이론으로,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후퇴로 진입하는 초기에 해당하는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여기에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박 속에 미국 경기침체 공포심리가 엔화 강세를 더욱 자극했고 글로벌 유동성 위축이 증폭되는 양상을 보였다”며 “글로벌 유동성 환경 위축에 코스피는 외국인 현선물 대량 매도에 낙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주식 보유분 가운데 절반 가량을 올해 처분하고 현금 보유액을 늘렸다. 인공지능(AI) 랠리를 견인해온 엔비디아의 차세대 반도체 블랙웰이 설계 결함으로 인해 생산이 3개월 가량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도 증시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 우려를 둘러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역시 증시에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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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시장이 경기침체를 우려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애플과 엔비디아,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한국 증시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경기침체 우려에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는 여전히 고용 증가와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이 함께 진행되는 가운데, 경제활동참가율 상승 속도가 고용 증가 속도를 앞지르면서 나타나는 실업률 상승”이라며 “일반적인 경기 침체기의 패턴과 정반대의 모습이며, 미국 7월 고용은 허리케인 베릴의 영향도 상당한 것으로 판단돼 침체로 보기에는 시장의 우려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시장의 변동성이 이번 주 정점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윤석모 센터장은 “코스피 2500포인트 중반은 P/B(주가순자산비율) 0.9배를 밑도는 구간으로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하락 또한 제한적인 구간”이라며 “매크로와 지정학적 변수가 급반등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 코스피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가격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경기 둔화가 이번 증시 조정의 근거로 작용하는 만큼 고용 등 미국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에 대한 모니터링을 면밀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중동지역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고, 미국 대선도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수환·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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