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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학생 정신건강 악화… 스마트폰·인터넷 사용 늘고 수면 관련 지표 나빠져

입력 2024-09-04 15:56

스마트폰 이용 학생들
(연합)

 

초·중·고 학생들의 정신건강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스마트폰·인터넷 사용은 늘어난 반면 수면시간이나 수면 충족률과 같은 지표는 줄어들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4일 ‘학생의 정신건강 실태와 향후 과제’ 보고서를 발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코로나19 이후 강조되는 학생 정신건강 실태를 분석하기 위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개년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시행된 ‘제1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 수립 전·후 관련 지표를 비교, 분석했다.

특히 학생들의 수면관련 지표는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초등학생의 ‘적정 수면시간 충족률’은 기본계획 시행 전인 2017년 55.43%였고 2019년 56.68%까지 증가했으나, 지난해 51.95%까지 감소했다. 저학년(1~3학년) 평균은 65.32%였지만 고학년(4~6학년)은 42.0%로 저학년보다 수면시간 충족률이 낮았다.

중·고등학생의 평균 수면시간 역시 2014년 6.34시간에서 2023년 6.24시간으로 감소했다. 중학생의 경우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7시간대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6.77%로 줄어들었다. 실제 적정수면 충족률도 평균 20%대 중후반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20.11%로 최근 10년 중 가장 저조한 수치를 보여줬다.

수면 지표 악화는 스마트폰·인터넷 사용률과 사용시간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매일 2시간 이상 게임·인터넷 사용률은 2017년 22.34%에서 2023년 35.51%로 급증했고, 중·고등학생의 일 2시간 이상 인터넷 이용률은 2014년 63.76%에서 지난해 92.11%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지난해 중·고등학생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4.66시간으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에서 권고한 2시간을 2배 이상 넘겼다.

정신건강 관련 지표는 일부 등락이 있었다. 초등학생의 ‘무기력감 경험률’은 2017년 2.5%에서 2021년 3.94%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3.15%로 감소했다. 중·고등학생의 ‘우울감 경험률’은 기본계획 시행 전인 2018년 27.08%에서 2023년 25.99%로 낮아졌다. ‘스트레스 인지율’ 역시 2014년 36.99%에서 2022년 41.32%까지 높아졌다가 지난해 37.29%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포함된 ‘높은 고립감’ 지표는 2020년 14.11%에서 2023년 18.12%로 증가세를 보였다.

또 중·고등학생의 지난해 자살충동 경험률은 최근 10년 평균(12.67%)보다 높은 13.47%였고, 자살시도 경험률 역시 5.26%로 10년간 평균(4.2%)을 상회했다.

입법조사처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제1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에서 설정한 △정신건강 검사 및 취약학생 지원 강화 △자살 시도자 등 위기학생 지원 △과몰입·중독학생 지원 등의 실행 과제가 정책적 노력에도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과제로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 수립·시행 시기 정비 등 학생 정신건강 정책 거버넌스를 재정립하고, 학생 정신건강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전문기관을 갖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학생 정신건강 관련 사전 영향평가 제도화 검토 △정신건강검사 후속조치 의무화 △학생 정신건강 관련 조사·검사의 통합·연계 등 입법·정책적 개선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등 디지털·스마트 기기의 교육현장 활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입법조사처는 “스웨덴은 학교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 의무 방침을 취소하고 종이책·손 글씨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했다”며 “인터넷 사용시간 증가가 학생 정신건강의 위해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정책 전반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한빛 기자 hble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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