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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만 놓는 집주인, 전세만 찾는 세입자…둘다 한숨

공급은 많고 수요는 없어…수도권 월세이율 2년비 절반

입력 2014-10-12 15:11

인덕원대우아파트
10일 경기도 안양시 평촌동 대우푸르지오의 85㎡은 전셋값 2억7000만원,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0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사진은 대우푸르지오의 전경.

“예전에는 2억7000만원짜리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 보증금 5000만원에 월 220만원 받았는데 지금은 100만원에도 나가질 않네요.”



지난 11일 경기도 안양시 평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김현혜(가명·여·53)씨는 연신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그녀는 세입자와 계약이 만료될 다음달을 앞두고 지난 달 전세를 월세로 돌려 집 앞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내놨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이 집 하나가 노후 준비의 모두인 김씨는 원래대로 전세를 놓아야 하나 고민이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전셋값이 속등하는 가운데 월세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저금리 현상으로 집주인마다 기존의 전세를 월세 또는 반전세로 돌림에 따라 전세물건은 품귀현상이 이는 가운데 전셋값은 오르는 반면, 월세는 물건이 넘쳐나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집주인은 월세를, 무주택자는 전세를 원하고 있어 수요과 공급에서 모순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집주인이 받는 월세이율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월셋값은 전달에 비해 0.1% 떨어졌다.

전세 물량이 부족한 경기도 의왕시에서도 월세는 넘쳐나고 있다. 내손동 의왕내손e편한세상 아파트는 전용 85㎡의 전셋값이 2년 사이에 2억4000만원에서 층수에 따라 층수에 따라 3억5000만~4억원으로 급등했다.

인근의 김석희 신용부동산 대표는 이에 대해 “대출해서라도 전셋집을 구하지 월세를 찾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라며 “월세물건이 늘어나고 따라서 월셋값도 내려갔음에도 전세수요가 훨씬 많다”며 고 잘라 말했다.

수도권 월세수급동향을 살펴보면 수요우위 지수는 지난해 10월 4.3에서 올해 9월 2.6으로 하락한 데 비해 공급우위는 16.2에서 21.5로 상승했다. 경기도는 같은 기간 수요우위 지수가 3.2로 같았지만 공급우위는 9.6에서 28.4로 크게 올라 심각한 수급불균형을 보여준다.

세입자들은 월세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 무주택, 85㎡이하에 연소득 5000만원 이하여야 신청할 수 있는 ‘근로자 서민전세자금대출’은 조건이 까다롭지만 연 3.3%의 대출금리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1억원을 빌린다고 가정할 때 달마다 30만원 이내의 이자를 내면 된다. 시중은행에서 제시하는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도 연 3.8%~4.65%로 적어도 월 50만원(연6% ) 이상은 줘야 하는 월세보다는 훨씬 경제적이다.

평촌동에 위치한 e편한공인중개사 최영옥 대표는 “월세이율(전세금에서 보증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월 이자율)이 0.3%~0.5%정도로만 내려도 수요는 많아질 것”이라며 “집주인들도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이자보다 적당히 높은 가격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월세로 노후대책을 마련해 놓은 집주인들도 속이 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의 월세이율은 0.76%(연9.1%)이다. 이는 1% 월세이율이 통용되던 2012년에 비해 17개월 동안 계속 하락해온 수치다.

내손동 의왕내손e편한세상의 85㎡는 보증금 2억원에 월세는 80만~90만원. 전세값에 보증금을 제외한 1억5000만원에 대해 월세 100만원부터 서서히 떨어진 가격이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동 푸른마을 인덕원 대우 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억2000만원짜리 전세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는 120만원에서 150만원 사이를 오간다.

푸른마을인덕원대우 아파트 인근의 양지공인중개사 이우선 대표는 “월세이율이 0.5%(연6%) 아래로 떨어진 매물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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