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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10일째, 실종자 가족 기자회견 날 그리고 서촌갤러리

서촌갤러리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18번 빈하용 전시회

입력 2014-11-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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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10일째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가슴아픈 발표를 하던 11월 11일 빈하용 전시회가 열리는 서촌갤러리(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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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도 오지 않는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만큼 텅빈 전시회장.(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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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구석에 재현된 생전 하용의 책상.(사진=허미선 기자)

 

 

 

제대로 미술교육을 받은 것은 겨우 1년이었다. 어릴적부터 그림을 좋아해 이면지며 빈 종이에 끄적거린 그림이 독특하고 신선했으며 강렬했다.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던 소년의 작품은 큰 덩치답지 않게 섬세했다.



세월호 참사 210일째인 2014년 11월 11일 서촌갤러리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18번 빈하용 전시회를 찾았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수중수색 작업 중단과 9명 실종자를 찾기 위한 선체인양 방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날이다.

전시장 안은 텅 비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간절함과 허망함만큼이나 전시장 안에는 남다른 공기가 흘렀다. 유리벽에 다닥다닥 붙은 그림들, 벽 구석구석에서 헤엄치고 있는 개성 넘치는 물고기들. 모두 하용의 낙서이며 작품이며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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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날 때마다 끄적거리던 하용의 꿈은 강렬하고 섬세하다.(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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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꿈과 마주할 용기는 너무 늦었다. 그래도 되뇐다. “별이 된 하용에게 축하합니다.”(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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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꿈과 마주할 용기는 너무 늦었다. 그래도 되뇐다. “별이 된 하용에게 축하합니다.”(사진=허미선 기자)

한쪽 구석에 재현된 생전 하용의 작업대, 그 위에는 벽에 결린 하용의 그림을 SNS 친구가 퀼트 작업한 책상보가 놓여있었다.

탐스러운 국화꽃이 피어있는 나무 통 안에 들어앉은 듯한 소년은 편안해 보였다. 그 그림 밑에는 누가 놓고 갔는지 알 수 없는 국화꽃다발이 놓여있다. 그렇게 소년은 안식하고 있을까.

생명평화 마중물 이사장 문규현 신부의 메시지에 후회가 밀려든다. 잊지 말았어야 했다. 외면하지도 말았어야 했다. 그리고 진즉 왔어야 했다. 별이 된 소년의 꿈을 마주하는 용기를 이제야 낸 것을 미안해하며 문 신부의 메시지를 되뇐다.

“별이 된 하용에게 축하합니다.”

글·사진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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