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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향한 재계의 '식지 않는 구애'… 스카우트 경쟁 뜨겁다

입력 2015-03-15 16:16

재계의 ‘삼성맨’들에 대한 러브콜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맨들의 전직이 쉽다는 건 어느 정도 상식처럼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들어 삼성맨들의 이직이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그룹이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면서 그간 모셔오기 힘들던 삼성맨의 인재풀이 넘쳐나고 있는데 따른 것.

스카웃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관리의 삼성’ 인재를 받아들여 자사 체계를 삼성스타일로 갖추면서 ‘삼성사람들도 우리회사 온다’ 자사 홍보를 할 수 있는 양수겸장의 수단이 될 수 있어 이들 영입에 적극적이다. 특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비주력 4개사를 한화그룹으로 넘기면서 고위 임원들을 중심으로 인력시장에 삼성맨들이 대거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재계의 삼성맨 짝사랑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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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시작된 재계의 ‘삼성 사랑’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그 위세가 대단하다. 전자업계부터 금융 및 유통업계까지 삼성 계열 출신들이 다양한 분야와 직급으로 대거 포진, ‘삼성식 경영체제’로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이재국 동부대우전자 사장부터 유석렬 KB국민은행 사외이사,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나아가 효성그룹 박필 지원본부 인사총괄 전무, 이강우 하이트진로 마케팅 실장 등이다.

 

특히 대기업의 ‘삼성맨 애착’으로부터 시작된 기업의 폭풍 성장은 이미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한 KT를 비롯해, 삼성맨 출신 임원을 3명 이상 앉혀 소위 ‘유통가의 삼성’이라 불리울 만큼 덩치를 키운 SPC그룹의 경우만 봐도 이를 방증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컨데 애플에서 조차 삼성맨 동향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삼성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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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부대우전자는 이재국 경영지원실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발령 시켰다. 그는 전형적인 삼성맨으로 삼성전자에서 지원그룹 그룹장, 북미경영지원팀 상무, 생활가전사업부 경영지원 총괄 전무 등을 두루 거친 후 CJ GLS㈜에서 대표이사까지 역임했었다. 동부대우전자는 이미 지난 1월 고위직 인사를 단행할 때도 삼성 출신의 경영진의 약진이 두드러졌으며, 이 때 부사장으로 승진한 김재현씨와 안병덕 씨도 삼성전자 출신이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정한 것도 업계 눈길을 끌었다. 유 전 사장은 1974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2010년까지 36년 동안 삼성그룹에 몸담은 ‘정통 삼성맨’으로 삼성전자 기획실장,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담당 이사, 삼성전자 전무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삼성 측 한 관계자는 “유 전 사장은 삼성계열사 4곳의 사장을 역임한 경력에서 증명하듯 삼성의 대표적인 CEO 중 한명이었다”며 “국민은행에서 유 전 사장을 영입한 것은 카드, 증권, 보험 등 제2금융권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자 하는 윤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작년 말 이수창 신임 생명보험협회장의 취임도 관심을 모았다. 


그 역시 ‘정통 삼성맨’으로 10여년만의 첫 민간 출신 생보협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1973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1999년 1월 삼성화재 대표이사 부사장과 2001년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삼성생명으로 돌아와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바 있다.

효성그룹도 작년 하반기부터 삼성맨 사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비서팀장으로 이건희 회장 수행과 의전을 맡았던 박필 전 삼성그룹 전무를 지원본부 인사총괄 겸 효성인력 개발원장(전무)으로 영입한 것. .

박 전무는 1984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상사부문 상무와 전무를 지냈으며, 2011년 비서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이건희 회장을 수행했다. 앞서 효성은 삼성전자 LCD 제조팀장을 역임한 이택근 전 삼성전자 전무도 필름PU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이 밖에 김성수 홍보 팀장도 이력을 따지면 삼성 출신으로 꼽힌다.

유통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격변하는 주류 시장에 맞서 삼성 출신 임원을 영입해 마케팅 수장으로 앉혔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하반기 이강우 전 삼성전자 가전사업부 마케팅 상무를 신임 마케팅 실장으로 선임했다. 이 신임 실장은 코카콜라 마케팅 임원을 거쳐 2011년 말까지 삼성전자 마케팅 상무를 지냈다.

올해로 취임 1주년에 접어드는 KT 황창규 회장은 삼성 반도체 신화를 만든 대표적 인물이다. 통신의 공룡인 KT에 ‘삼성DNA 심기’를 본격화 시켜 임원을 30% 이상 감축하는가 하면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하는 등 조직을 슬림화시켰다. 또한 비서실을 구성하면서 윤종진 팀장(상무) 등 삼성맨 영입도 추진하는 한편 문어발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기존의 경영 방식을 일소시켰다.

spc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김범호 전무를 필두로 삼성증권 상무 출신인 김범성 상무와 삼성토탈에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거쳐 자리를 잡게 된 백승천 상무는 기업 브랜드 강화를 담당하고 있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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