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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비자금 수사' 그룹 전반 확대… '경영 공백' 우려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 대형 투자유치 등 차질 현실화 가능성

입력 2015-03-16 17:15

포스코건설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의혹 수사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온 집권 2년차 권오준 현 회장의 경영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최고경영자 리스크에 따른 ‘경영공백’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그래도 국내외 여건이 최악인 상황인 포스코그룹측 일각에서는 이번 검찰 조사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표적수사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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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포스코 전ㆍ현직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빌딩의 포스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연합)

 


포스코건설로부터 시작한 이번 검찰 수사가 이미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영진을 향한 조사로까지 확산되고 있고, 포스코P&S, 포스코플랜택 등을 포함해 타 계열사까지 조사 파장이 불가피하게 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에 대한 압수 수색이 진행됐고 포스코 본사를 비롯한 핵심 계열사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정상적인 업무가 진행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 정권의 포스코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는 지난해 3월 취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해외사업 재정비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오고 있는 권오준 현 회장의 행보에도 제약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류된 포스코 측 전·현직 경영진을 대상으로 소환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검찰은 이미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박모 전 포스코건설 동남아사업단장 등을 포함해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전·현직 경영진 10여 명을 출국금지 시켰다. 비자금 규모와 정·관계 로비 등 사용처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 추적에도 착수한 상황이다.

지난 13일 포스코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이번주부터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의혹 관련자들을 조사실로 불러들여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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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풍에 수난을 겪은 역대 포스코 회장들 (왼쪽부터)1993년 2월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포철 명예회장직을 박탈당하고 수뢰 및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박태준 명예회장, 같은해 6월 협력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황경로 전 회장,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자진 사임한 김만제 전 회장,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유상부 전 회장, 2009년 초 세무조사 무마 청탁설로 중도 하차한 이구택 전 회장, 2013년 국세청이 포스코에 대한 전방위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회장에서 물러난 정준양 전 회장.(연합)
 

 

업계는 이번 검찰 수사가 포스코건설에 국한되지 않고 그룹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포스코그룹이 전 정권 시절 과도하게 계열사를 늘려 결과적으로 포스코그룹 경영이 부실하게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2007년 포스코 자회사 수는 20여개에 불과했으나 2012년엔 70개를 넘어섰다. 포스코가 2010년 상식적인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 인수 과정을 둘러싸고 ‘정권 실세 개입 논란’이 일었던 성진지오텍이 대표적인 부실 인수 사례로 꼽힌다.

이밖에도 국세청이 2013년 9월 포스코P&S를 세무조사한뒤 탈세 의혹이 있다며 고발한 사건 등도 특수2부에 배당돼 있어 수사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이처럼 포스코건설에서 시작된 검찰수사가 그룹 전반으로까지 확대되자 포스코 임직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임 회장 시절을 겨냥한 검찰 수사지만 수사가 길어지거나 확대되면 취임 2년차를 맞은 권오준 회장의 리더십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3월 권 회장 취임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과 해외사업 재정비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오고 있는 포스코는 현재 장기간 공들여온 해외 대형 프로젝트들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주주총회 참석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사옥에서 열린 제47기 포스코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며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

 


당장 포스코건설은 이달 내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PIF로부터 1조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포스코건설의 상장이나 투자 유치 등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PIF와 국영자동차회사 설립계약을 이달 말 앞두고 있다. 인도 최대의 국영제철회사 세일을 포함한 현지 기업과 광범위한 합작 사업 구상과 중국 국영기업 충칭강철과 함께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합작 제철소 설립 추진도 진행 중이다.

앞서 포스코는 정권 교체기마다 곤욕을 치른 역사가 있어 이번 검찰 수사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경영진의 외압 논란으로 대거 교체를 겪은 포스코는 역대 회장 중 임기를 제대로 채운 사람이 드물 정도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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