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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줄여야 하는데 채용 늘리라니"… 시중은행들 난색

입력 2015-03-17 17:59

시중은행들이 난제에 부딪혔다. 비용절감, 인력구조 개선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은행들이 인력 채용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어떻게 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저녁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와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5개 금융협회장들과 회동을 갖고 금융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자리 창출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은행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현재 인력채용은 커녕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채용 확대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실적이 적거나 효율 개선을 위해 점포수를 줄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반은행과 특수은행(농협·수협·기업·산업은행 신용사업 부문)의 국내 영업점은 지난해 말 현재 7433개로 전년대비 268곳 감소했다.

갈수록 비대면채널이 활성화되는 것도 이유다. 현재 점포들이 저실적을 내는 이유는 고객들이 창구에 오는 대신 온라인·모바일뱅킹을 통해 은행업무를 대부분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인력이 많아져 은행들은 희망퇴직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씨티은행은 65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신한은행은 올초 전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해 310여명을 내보냈다. 국민은행은 현재 희망퇴직을 논의중이며, 외환은행도 하나은행과 통합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채용 확대’라는 정부 방침이 나오자 난감해하는 것이다.

이에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200명 채용 계획을 밝혔지만, 다른 시중은행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상반기 정규직 채용 계획이 없는 상태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하반기에 신규 채용을 실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방침에 거스른다면 이로울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바로 채용을 실시하는 것은 국가 소유 은행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당장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에 활로가 없는 상황에서 비용을 줄이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데, 가장 큰 인건비를 더 쓰라고 하는 것은 점점 굶어죽으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비용 문제로 채용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며 “신입 행원을 뽑는다 해도 교육기간 등을 고려할 때 은행은 1년간 비용낭비를 하는 셈이기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규모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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