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생애미혼율의 상승, 덩달아 늘고 있는 예비 싱글들

[싱글라이프] 지구촌 대학생 "결혼 NO, 오롯이 나를 위한 삶"

입력 2016-04-20 07:00

2015041401010006856
영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사진제공=프리비젼 엔터테인먼트)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이라는 말은 더 이상 덕담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전세계적으로 생애미혼율(% of Never Married Adults)이 느는가 하면 예비싱글들의 증가 전조도 뚜렷하다. 생애미혼율이란 일생 동안 한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성인의 비율을 일컫는 말이다. 나라별, 조사기관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대부분 50세 전후를 기준으로 삼는다. 

 

50세까지 결혼하지 않는 성인의 비율은 전세계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1980년 45~50세의 미혼율이 5%(미국 퓨 리서치 센터 조사) 안팎을 기록했던 미국은 2010년 10% 중반대로 늘었고 2030년에는 25%까지 늘 전망이다.

 

alrnrgksrnrdlfqhstoddlalghsdbf

일본 역시 2000년 이후 생애미혼율이 급증했다. 특히 2010년 남성의 생애미혼율은 20.1%(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로 1970년 1.7%의 10배 이상 늘었다. 남성보다는 속도가 느리지만 여성의 생애미혼율 역시 10.6%로 1970년(3.3%)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의 생애미혼율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1970년 남성 0.2%, 여성 0.1%에 불과했던 생애미혼율은 2010년 남성 5.8%, 여성 2.8%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한국·미국·일본·중국·인도·독일·브라질 7개국 대학생 1357명(남자 723명 여자 634명)을 상대로 한 결혼인식 조사에도 비혼의 보편화 추세는 뚜렷하다. 반드시 결혼을 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한국 47.5%, 중국 73.6%, 일본 40.7%, 인도 75.0%, 미국 28.7%, 브라질 20.4%, 독일 58.2%다. 한국·일본·독일이 50% 전후, 미국·브라질은 70% 이상이 예비 생애미혼자인 셈이다. 


중국과 인도는 절대적인 숫자로 보면 생애미혼율 증가세가 크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원치 않아도 부모님은 반드시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다. 적령기가 지난 미혼자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기도 하다”는 인도의 수와르님 싱(26)씨의 전언대로 25세만 되도 노처녀·노총각으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지금은 100세 시대! 생애미혼율 증가는 가치관의 변화
 

71

 

생애미혼율 증가 이유에 대해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호영성 책임연구원은 “과거라면 미국은 결혼에 대해 ‘좋은 상대가 나타나면 할 수도 있지만 굳이 안 해도 상관없는 인생의 선택사항’이라 여기는 경향이 강하고 일본, 한국은 결혼 후 감수해야 할 여러 경제적 문제들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란 해석이 많았다”며 “하지만 글로벌 시대가 되면서 특정 가치관이 하나의 문화권에만 머무르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고 보편화된 나라일수록 같은 세대 간 가치관의 전이가 굉장히 빠르다. 이에 현재는 일본과 한국 20대의 비혼 선택 이유 역시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20대 중 경제적 문제나 부담 때문에 결혼을 포기했다고 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남성들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가장의 길을 걷기보다 자신을 즐거움을 위해 더 투자하고 싶어한다. 결혼과 출산으로 직업을 포기해야 하거나 경력이 단절되는 사회분위기에 결혼을 포기하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dnpelszpldzm
비혼은 개인의 시간과 삶의 진로를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가치관 변화의 반영이다. 사진은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 2'.

 

일본인 대학생 야쿠스 유키(21)양은 “여성들도 사회생활을 하는데 출산을 하게 되면 도중에 일을 그만 둬야하는 경우가 자주 생기니 결혼을 원치 않는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결국 비혼은 개인의 시간과 삶의 진로를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가치관 변화의 반영인 셈이다.

호 연구원은 “전통적 모습의 가정형태가 사라졌다고 해도 여전히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전형적인 가정 내 남성과 여성의 역할 구분이 남아 있다. 이같은 상반된 가치들이 충돌하며 ‘비혼’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공연 기획 및 마케팅 전문가인 이주현(52)씨는 “인류에게 결혼제도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평균수명이 30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3배가 넘는 100세 시대다. 한 사람과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이란 말은 별로 피부와 와닿지를 않는다”며 “전세계적으로 중산층이 무너지는 부의 양극화와 종신고용제 붕괴, 고용 불안감이 초식남, 덕후문화 등을 양산했고 과거 가족을 최고이며 유일한 가치로 보던 문화를 바꾸었다”고 의견을 밝혔다.

같은 이유로 이혼 가능성도 증가추세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이혼, 필요하면 할 수 있다’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한국 45.0%, 중국 24.9%, 일본 30.9%, 인도 56.0%, 미국 75.7%, 브라질 49.0%, 독일 49.5%에 이른다.  

 


◇1인 가구의 증가, 혼자인 듯 함께!
 

rhosvksgdk
거실, 부엌, 욕실 등을 공동으로 쓰면서 자신만의 방을 소유하는 대안주택, 셰어하우스 등은 ‘혼자인 듯 함께, 함께인 듯 혼자’일 수 있는 주거 형태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속 셰어하우스.(사진제공=SBS)

 

생애미혼율, 이혼율, 예비 싱글들의 증가는 가구 형태와 라이브 스타일에 영향을 미친다. 1~2인 중심의 소형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은 시장 전반의 소비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거시장과 유통시장이다.


프로그래머 홍윤정(45)씨는 “나에게 집은 부모님 세대가 최우선과제로 삼던 ‘내집마련’같은 집이 아니다. 큰 집이 필요없을뿐더러 터무니없이 비싼 집값을 마련할 형편도 안된다. 대신 좁더라도 나만의 공간이면 된다”며 “집을 사기 위해 현재를 포기하느니 여행, 공부, 관심거리 향유 등으로 지금을 즐겁게 살고자 한다”고 밝혔다.

누군가는 가장 강한 싱글형태를 ‘혼자인 듯 함께’인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노력해도 갖기 어려운 집을 위해 노력하는 대신 내 방 하나만으로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주목받고 있다. 

 

거실, 부엌, 욕실 등을 공동으로 쓰면서 자신만의 방을 소유하는 대안주택, 셰어하우스 등은 ‘혼자인 듯 함께, 함께인 듯 혼자’일 수 있는 주거 형태로 평가받고 있다. 주택 인테리어가 아닌 ‘내 방 꾸미기’, ‘셀프 인터리어’가 각광받는 현상도 연장선상이다.
 

2015062201010012110
1인 가구가 늘면서 편의점은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제공=BGF리테일)

호영성 연구원은 “유통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편의점이 마트의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인 가구들은 마트 대신 편의점을 찾는다. 상대적으로 단가는 높지만 시간대와 상관없이 필요에 따라 소량 구매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브스크립션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도 늘었다. 일일이 장을 보러가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알아서 필요한 만큼의 생필품, 일정량의 집반찬 등을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상품 뿐 아니라 세탁, 청소, 세차 서비스 등 싱글 직장인들에 꼭 맞는 서브 스크립션 서비스가 영역을 불문하고 확산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셰어하우스처럼 집뿐 아니라 상품이나 무형의 가치를 빌려 쓰고 나눠 쓰고 다시 쓰는 ‘공유 경제’도 더 활성화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젊은 싱글들이 미혼 상태를 유지한 채 중장년층이 된다면 젊은 세대 중심으로 생겨난 1인 가구 타깃 상품과 서비스들이 실버 세대 1인 가구 맞춤형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설문조사=대학내일20대연구소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