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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나도 때론 싱글이고 싶다'… 기혼자들이 본 '싱글'이고픈 이유

[싱글라이프] 싱글 vs 기혼자 '운명의 아이러니'

입력 2016-06-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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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봐도 후회, 안 해봐도 후회라는 결혼. 많은 사람들이 ‘솔로탈출’의 최종목표를 결혼에 두고 있다. 가족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이 해체되고 소비행태와 사회풍속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요즘은 세계적으로 ‘싱글라이제이션(Singlization)’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싱글족들이 왕성한 소비성향을 보이고 사회의 주력 소비계층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식품과 유통, 외식 상품 등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미디어 역시  ‘혼술’, ‘혼밥’처럼 ‘고독한 미식가’들의 삶을 더이상 초라하게 조명하지 않는다. 이미 싱글은 자신의 삶에 당당하고 충실한 부류이며 그만큼 치열한 삶을 사는 신인류로 구분된다. 이같은 사회분위기에 기혼자들도 ‘때론 싱글이고 싶을 때’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고민은 싱글들과 흡사하다. ‘돈, 아이, 사랑’. 상황만 다를 뿐이다.

 

 

◇“내가 번 돈 함부로 쓸 수 없죠” (남, 신혼 3개월차, 교사)

 

색스앤더시티
인기 미국 드라마이자 영화로도 성공한 ‘섹스 앤 더 시티’ 네 명의 주인공. 싱글로 화려하게 살다 모두 결혼해 가정을 갖는다.(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8년의 긴 연애 끝에 결혼한 한상엽(29)씨는 결혼에 대해 “연애의 연장선이면서도 현실”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시내 모처의 중학교 수학 선생님인 그는 “지금의 아내와 오랜 시간 알아왔기에 ‘결혼에 대한 기대감’은 일찌감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집에 사는 그 순간부터 자신이 아는 여자친구는 없고 오롯이 아내만 있었다. 연애하듯 살 거란 다짐과 달리 한동안은 매 주말 서로의 집안일로 양가를 오고가기에 바빴다. 전에 몰랐던 사소한 버릇과 행동들이 거슬리기 시작하면서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었다. 아내는 치약을 짜는 방법부터 양말을 세탁기에 넣는 방법까지 지적했고 평소 단아했던 여자친구의 성격은 온데 간데 없었다.


“아내도 저에게 ‘이 정도로 게으르고 정리 안 하는 남자인 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결혼 전에 여행도 자주 다녔고 성격도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적으로 살아보니 틀려요. 무엇보다 제 월급을 내 맘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은 지금도 적응 중이죠. 월급통장을 함께 관리해야 기반도 빨리 잡는다는 전문가의 의견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마음은 허한 게 사실입니다.”
 

▷ 싱글族Say “화려한 싱글라이프를 꿈꿀수록 수입의 60%는 무조건 저축해요. 도리어 커플들보다 지출이 적을수록 더 비축해 놔야 하는 상황인 거죠. 전문가들은 연금과 CMA통장은 기본이라고 조언합니다. 각종 수당이나 상여금 등의 비정기 소득을 넣어두고 사용하면 효율적으로 통장관리가 된다고 하니 안 만들 이유가 없죠?”

 

 

◇ “멋진 이성에게 설레 본게 언제인지…” (여, 결혼 5년차, 회사원)


평일 저녁의 광화문 역에서 선혜인(35)씨는 길거리 헌팅을 받았다. 출산 후 군살도 제법 붙었고 예전 같은 긴 생머리도 아니지만 회사 내에서 나름 패셔니스타로 불리는 그녀는 오랜만에 설렘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나이가 지긋하지도 그렇다고 사회 초년생도 아닌 남자가 “원래 이런 말 하지 않지만…”이라는 뻔한 멘트(?)로 작업을 걸어오자 평소 같으면 ‘도를 믿습니까’로 치부했을 상황에 순간적으로 갈등 중인 자신을 발견했다고.

“수많은 사람이 있는 퇴근길에 그 말을 하는 용기와 순박함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다지 늦은 시간도 아니고 한 눈에 반해서 말을 걸었다고 하는데…순간 ‘저 결혼했어요’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죄송하다’는 말이 나와서 저도 놀랐어요. 한편으로는 얼마나 연애세포가 죽어있으면 이런 해프닝에 마음이 들썩이나 싶기도 하고…이번 주말에는 남편하고 연애 기분 좀 내야 겠어요.”
 

▷ 싱글族Say “주변의 선배들의 ‘뭐가 뭔지 모를 때 결혼해’라는 말이 뭔지 몰랐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주위 괜찮은 남자들은 이미 똑똑한 여자들이 채 가고 겉은 멀쩡한데 이상한 남자들만 꼬이더군요. 남자들의 입장도 비슷해요. 괜찮아 보이면 돌싱 혹은 나이가 너무 많고, 어린 여자들은 피곤한 걸 감안해야 하죠. 이것저것 다 따지니…그래서 아직 솔로인 걸까요?

 


◇ “애들은 나의 보물! 하지만…” (여, 결혼 16년차, 마케팅회사 운영)


동기들 중 가장 빨리 독립한 박나영(45)씨는 맞벌이 부부다. 10년 전 차린 회사는 안정기에 들어섰고 일찌감치 결혼해 아이 둘을 둔 슈퍼맘으로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종종 친구들의 인스타그램이나 밴드에 올려진 해외 휴가 사진과 브런치 모임 후기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 같은 여유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지워진 지 오래. 친구들은 영재 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피아노 신동인 딸을 부러워하지만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내면까지는 알지 못한다.

“얼마 전에는 아파트 입구에서 아이 아빠가 생애 처음으로 아들(9) 등짝을 서너대 때렸어요. 학교를 안 간다고 버티면서 버릇없게 구는 행동에 열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바로 형사가 출동해서 경찰서에 갔지 뭐예요. 알고보니 등굣길에 있던 동네 엄마들이 신고를 한거죠. 뉴스에서나 접한 일을 직접 겪고보니 세상이 달라보여요. 제 자식이 이런 속을 썩일지 상상이나 했겠어요.” 

 

▷ 싱글族Say  “의외로 반려동물 혹은 조카에게 쓰는 돈이 만만치 않아요. 오죽하면 식스 포켓이란 신조어가 나왔겠어요. 제 상사 한분은 얼마 전부터 강아지 유치원으로 한달에 40만원을 비롯해 사료값, 미용비로 거의 애 한명 키우는 소비를 합니다. 어떤 의미에선 자식이나 다름없으니 핏줄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죠.”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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