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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태균, 11점차 무관심 도루 ‘문제없나’

입력 2016-07-29 14:08

 

김태균
(연합)

상황에 따라 보복구 또는 벤치클리어링을 유발할 수 있는 장면이 대전구장에서 나왔다.


29일 한화와 SK의 경기가 펼쳐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이날 SK 선발 박종훈은 경기 초반부터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난타를 당하기 시작했다.



박종훈은 1회 폭투로 1실점한데 이어 2회에도 영점이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투아웃까지 잡아놓고 이용규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정근우에게 만루포를 얻어맞자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김태균에게 투런포, 로사리오에게마저 3점 홈런을 내주며 실점이 10점으로 확 불어났다.

결국 SK 김용희 감독은 3회말 고효준으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한 번 불붙은 한화의 방망이는 꺼질 줄 몰랐다. 송광민의 적시타로 한 점 더 달아난 한화는 김태균의 볼넷으로 계속된 찬스를 이어나갔다. 이때 SK 내야수들의 허를 찌르는 김태균의 도루가 나왔다. 이번 시즌 개인 첫 도루였다.

하지만 상황이 참으로 묘했다. 당시 SK 1루수 박정권은 1루 주자 김태균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베이스에서 멀리 떨어져 수비를 하고 있었다. 포수 김민식 역시 김태균의 도루에 2루 송구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무관심 도루였다.

이는 SK 입장에서 화가 날만도 한 상황이었다. 11점 차로 크게 뒤져 사실상 추격의 의지가 꺾였기 때문이었다.

야구의 불문율 중 하나는 크게 앞서고 있을 때 도루를 하지 말라는 것이 있다. 상대팀에 괜한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 번트 시도를 금지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불문율을 어겼을 때는 상대 핵심 타자를 맞추는 ‘빈볼’이 나오기 일쑤다. 그러면 이에 흥분한 선수들이 일제히 달려 나와 벤치클리어링과 같은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김태균의 도루는 문제없었을까. 일단 상황을 봐야한다. 한화는 11점 차로 크게 앞서고 있었지만, 경기 초반인 3회였다. 이는 아직 6회나 더 남았기 때문에 SK 역시 충분히 따라붙을 여지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타고투저 현상이 계속되는 지금의 KBO리그 추세를 감안했을 때 3회 11점 차는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 2013년에는 SK가 1-11로 뒤진 상황에서 13-12의 짜릿한 역전쇼를 일구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태균은 어떻게 됐을까. 이날 김태균은 홈런 1개 포함 1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을 기록한 뒤 신성현과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물러났다. 김태균은 물론 한화 타자들을 향한 보복구는 없었다. SK 역시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스포츠맨십을 발휘했다는 뜻이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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